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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노동영화제에 푸른영상 식구들을 초대합니다.
번호 862 분류   일반 조회/추천 386  /  161
글쓴이 노뉴단    
작성일 2000년 11월 21일 16시 51분 35초
안녕하세요? 추운데 모두들 건강히 잘 계신지...

11월 28일부터 12월 3일까지 서울대 연건캠퍼스(혜화동) 보건대학원에서

제 4회 노동영화제가 개최됩니다. 많이 많이 놀러들 오셔요.



그리구 삼동씨, 노동영화제 배너 좀 달아주세요.



제4회 서울 국제 노동 영화제를 열며.....

전태일 열사를 추모하며, 시애틀 투쟁을 회고하고, 다시 노동해방을 향해 !





삶은 여전히 고단하지만, 투쟁은 다시 시작된다.

12일에 있던 전국 노동자 대회는 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폭력적인 탄압 속에 막을 내렸고, (YS와 DJ의 차이 = 백골단이 없어진 대신, 모든 전경들이 백골단이 되다) 지금 이 순간에도 노동자들은 거리로 내몰리고 있으며, 구조조정이라는 미명 하에 신자유주의의 공세는 더욱 거세기만 하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반격을 이미 시작했고, 자본의 세계화에 맞서 노동운동의 세계화를 꿈꾸며 신자유주의 반대투쟁의 전선을 가다듬고 있다. 그 치열한 전선의 한가운데에서 삶의 고단함과 투쟁의 치열함을 영상으로 담아내면서 희망을 찾아보기 위한 노력 속에 노동영화제는 네 번째 막을 올린다. 전태일 열사가 산화하신지 30년, 그리고 시애틀 투쟁이 있은 지 1년이 지난 시점에서, 다시 노동해방을 꿈꾸며.



그러기에 노동영화제는 옴니버스 형식의 <전태일 열사 30주기 특별작>으로부터 막을 올린다. 노동자뉴스제작단과 노동영상동아리들이 함께 참여하여 제작한 이 작품은 이몽의 신작 <전태일의 기억>과 함께 30년이 흐른 지금, 다시 전태일 정신의 의미를 질문하며 한국 노동운동의 근원을 성찰하게 하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노동자의 역사, 투쟁의 역사에 대한 현재적 복원은 미국 인디 영화의 고전인 존 세일즈의 <메이트완>과 하와이 대학의 조직적 지원에 의해 제작된 <1946 : 하와이 설탕 노동자 총파업투쟁>을 관통하는 공통적인 문제의식이기도 하다. 20년대 미국 탄광 노동자의 투쟁과 40년대 하와이 노동자의 투쟁은 서로 전혀 다른 시기와 지역에서 벌어졌음에도 인종적 차이를 극복하고자 한 투쟁이라는 점에서 계급으로서 연대해야 할 노동자들에게는 지극히 보편적인 교훈을 던져준다. 그런 점에서 벨기에의 <조선 노동자의 노래>는 거꾸로 그러한 노동자의 국제적 연대를 확보해내지 못한 상태에서, 한 국가의 조선산업이 어떻게 괴멸했고 동시에 노동운동의 후퇴를 가져왔는가를 냉철하게 묘사하고 있다.

벨기에로부터 날아온 또다른 작품 <기계 여성>은 역사와 기억에 대한 검토이면서, 노동영화제의 고정 주제중 하나인 여성노동자의 목소리에 대한 진지한 접근이다. 1968년을 전후한 시기에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주장하며 투쟁을 전개했던 여성 노동자들의 외침은, <평행선>에서 삶의 벼랑끝으로 몰리면서도 결코 꺾이지 않고 단련되어간 현대 자동차 식당 조합원들의 투쟁과 일맥상통한다. 그리고 그러한 투쟁의 연속선상에서 반드시 모색되어야 할 정치적 진출의 한 예는 브라질 사상 처음으로 빈민출신 여성 상원의원이 된 노동자당의 베네디타 드 실버를 소재로 한 <흑인 여성으로 태어나,>을 통해서 드러난다.

보다 시야를 확대해본다면, 여성 노동자에 대한 착취와 아울러 비정규직 노동자의 양적 증대 및 착취의 강화를 통해서 80:20의 사회를 만들어낸 자본과 국가권력의 공세는 거꾸로 이른바 신자유주의에 대한 격렬한 투쟁을 불러일으켰다. 1999년 11월 30일, 시애틀의 반 WTO 투쟁은 그런 의미에서 미국운동사에 있어서뿐만 아니라 세계운동사에 있어서도 기념비적인 투쟁이다. 노동영화제는 우선 시애틀 투쟁에 대한 세가지 시선을 통해서 그것의 당대적, 역사적 의미를 탐구해보자 한다. 투쟁의 한가운데에서 비디오 운동가들에 의해 제작되어 위성을 통해 방영된 <세계를 뒤흔든 5일, 시애틀 투쟁>이 생생한 현장 르포라면, <이것이 민주주의!>는 1년이 지난 현시점에서 다시 바라보는 에세이이며, <노동자들, WTO와 투쟁하다>는 시애틀 투쟁과 노동자 계급의 관계에 주목하는 분석 보고서이다.

시애틀이 무대의 전면에 서있다면, 세계 각지의 투쟁은 그러한 집중된 투쟁을 가능하게 한 출발점들이다.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의 음악과 함께 하는 <사빠띠스따>, 니카라구아와 IMF의 함수관계를 파헤치는 <죽음의 포옹 : 니카라구아, 세계은행과 IMF>, 마낄라도라의 여성 노동자 착취를 고발하는 <은폐>, 타이거 우즈와 신인민군을 주인공으로 삼은 <골프 전쟁>, 엘살바도르의 신자유주의 반대투쟁을 지지하는 <민주주의로서의 저항> 은 그 다양한 스펙트럼을 포착해낸 진보적 비디오 운동의 소중한 성과들이다. 그리고 지난 1년간에 벌어진 다양한 투쟁들을 노동자뉴스제작단은 <신자유주의 반대 투쟁 영상음악>을 통해서 압축해낸다.

민영화와 공공 서비스의 후퇴, 비정규직의 증가 등으로 표현되는 신자유주의의 또다른 얼굴에 대한 저항 또한 노동영화제가 담아내고자 하는 주요한 영역이다. 늙은 현대중기 노동자의 450일에 걸친 투쟁을 추적한 <인간의 시간>은, 민영화가 초래한 지옥같은 삶의 조건에 맞서서 여전히 투쟁하는 일본 국철 노동자를 중심에 놓은 <국철 노동자, 겨울 이야기>와 함께 인간다운 삶을 향한 투쟁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동시에, 지역의 대중교통 정책을 둘러싼 계급투쟁을 담아낸 <버스 승객 조합>은 전통적 노동조합 모델과는 다른 노동계급운동의 조직에 대한 흥미있는 보고서이며, 6년여의 파업기간동안 단 한명의 이탈자도 없이 대오를 유지해낸 라스베가스 호텔노동자를 다룬 <하루만 더, 프론티어 호텔 노조의 파업투쟁>은 비제조업 노동자들의 견고한 투쟁을 담아낸 보기드문 성과이다.

이 모든 투쟁은 언제나 노동자 계급의 문화와 함께 한다. 노동자의 노래, 민중의 노래인 인터내셔널에 대한 <인터내셔널가, 역사와 전망>은 태국 노동자들이 즐겨부르는 민중가요들을 소개하는 <카마콘의 목소리>와 함께, 투쟁속에서 태어난 노동자계급 문화에 대한 헌사이다. 아울러 일용직 건설노동자의 하루를 다룬 <해뜨고 해질때까지>까지는, 노동자의 일상적 삶을 섬세하게 묘사해냄으로서 삶의 문화와 구조와 개인의 연결고리를 탐색한다.

그리고 올해도 변함없이, 노동영화제는 현재진행형의 투쟁들에 대한 기록과 함께 전진하는 새로운 독립 다큐멘터리 작가들, 그리고 노동자 영상동아리들의 작품성과를 결산한다. 롯데 호텔 투쟁을 다룬 이진필의 <침묵이 깨어지는 시간>, 건설영상 영상패 '우등불'의 <건설노동자 투/쟁/선/봉/대>, 전국사회보험노조 영상패 '사각혁명'의 <다시 오는 새벽>, 현대중공업 영상패 '창'의 <쓰러진 골리앗... 그러나!>, 기아자동차 영상패의 <자동차 4사 연대투쟁>, 대우자동차 영상패의 <소위원>는 디지틀 시대를 예비하는 노동자 영상운동의 미래를 짐작하게 하는 주요 성과들이다. 아울러, 진보진영의 주요한 정보소통 수단으로 등장한 인터넷 방송 (보다 정확하게는 웹캐스팅) 에 대한 검토는 올해 영화제가 최초로 포함시킨 분야이다. '노동의 소리'의 <포항제철해고노동자 자전거천리대행진>, 참세상방송국의 <비정규직 노동자 - 한라중공업 사내하청노조> 등은 미래의 노동운동을 예감하게 하는 주요 실험들이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제의 마지막을 장식하게 될 세미나 <디지틀 시대, 2000년 노조 영상동아리의 현주소>는 제작 수단과 배급수단의 혁명적 - 물론, 아직까지는 기술적인 면에서 - 변화를 가져온 디지틀 기술과 관련하여, 영화제 기간동안 상영된 다양한 작품들을 구체적인 근거로 삼아 노동자 영상운동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모색하는 공개된 토론의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다시 노동영화제는 시작된다. 비록 여전히 가난하고 여전히 인력부족에 시달리지만, 분명 노동자 영상운동은 전진하고 있고, 영화제를 통해서 우리는 그 전진의 의미를 분석하고 공유하고 그럼으로써 계급운동을 강화해내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세상을 바꾸기 위해 영화를 바꿔내고, 착취 수단으로서의 디지틀 기술을 해방의 무기로 변화시키며, 그럼으로써 영화와 세상을 함께 변화시키는 여정에 노동영화제가 한 축을 담당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무기력한 일상에 함몰되지 않고, 전지구적 폭력과 착취에 맞서가며 노동해방을 향해 나아가는 전세계 노동자들의 투쟁과 함께 할 것을 스스로 다짐하면서.





PS-자세한 내용이나 상영일정은 저희팀 홈페이지(lnp89.org)를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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