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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랑의 단상 중에서..
번호 1041 분류   일반 조회/추천 454  /  212
글쓴이 붉은바람    
작성일 2001년 02월 23일 02시 39분 40초
내가 기다리는 사람은 현실적인 사람이 아니다.

젖먹이 아이에게서의 어머니의 젖가슴처럼,

"나는 내 필요와 능력에 따라

그를 끊임없이 만들어 내고 또 만들어 낸다."

그 사람은 내가 기다리는 거기에서,

내가 그를 만들어낸 바로 거기에서 온다.

그리하여 만약 그가 오지 않으면,나는 그를 환각한다.

기다림은 정신착란이다.

전화가 또 울린다.

나는 전화가 울릴 때마다,

전화를 거는 사람이 그 사람일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그는 내게 전화를 해야할 의무가 있다),

서둘러 전화기를 든다.

조금만 노력을 해도

나는 그 사람의 목소리를

"알아보는" 듯하고

그래서 대화를 시작하나

이내 나를 정신착란에서 깨어나게 한

그 훼방꾼에게 화를 내며 전화를 끊는다.

이렇듯 찻집을 들어서는 사람들도

그 윤곽이 조금이라도 비슷하기만 하면,

처음 순간에는

모두 그 사람으로 인.지.된.다.

그리하여 사랑의 관계가 진정된 오랜 후에도,

나는 내가 사랑했던 사람을 환각하는 습관을 못 버린다.

때로 전화가 늦어지면 여전히 괴로워하고,

또 누가 전화를 하든간에 그 훼방꾼에게서

나는 내가 예전에 사랑했던 사람의 목소리를 듣는 듯하다.


나는 절단된 다리에서 계속 아픔을 느끼는 불구자이다.


-----롤랑바르뜨의 사랑의 단상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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