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영상 홈페이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Top
제목 올만에 살아가는 이야기 남깁니다.^^
번호 803 분류   조회/추천 2623  /  467
글쓴이 찬별    
작성일 2004년 02월 19일 10시 38분 07초
요즘 분신하신 열사를 비롯하여 가슴 아프고, 갑갑한 현실 때문에 그동안 손놓았던 글 한 편 끄적이려고 합니다.

이번주나 담주 중으로 잠시간의 학원강의를 관두게 되었습니다. 이제 아이들에게 제 사정을 얘기하면서 양해를 구하고 있습니다. 또한 과외하면서 가르치는 아이들에게 학원 아이들에게 우리의 현실에 대해서 얘기를 합니다. 특히 어제 수업시간의 반 이상을 투자해서 얘길 했습니다. 수업내용보다 더 중요한 딴소리라며, 전 이런 얘기를 할 수 없는 강단이라면 언제든 물러날 수 있다며 얘기를 마무리 했습니다. 제대로 알아야 싸울 수 있고, 지켜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더욱더 교활해지고, 잔혹해지는 이 사회의 구조 속에서 우리는 싸워야 합니다. 상황이 더 악화될수록 우리는 더욱 단련될 것입니다. 강철은 따로 없습니다.

어제 학원 일을 마치고 10시30분 조금 넘어 시흥동 20미터 사거리 근처에서 마을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옆에 있는 가로수에 기대어 휘청이던 술취한 아저씨게 계속 제게 말을 걸더군요. "책임질테니, 이리와봐. 어이! 이리와봐. 어쩌구. 저쩌구." 만취한 상태는 아닌듯 했는데도 계속 제 쪽을 보고 얘길 하더군요. 버스는 오질 안하고, 무시하고 딴쪽을 바라보고 있는데 결국 제 곁에 와서 계속 그러더군요. 제가 왠만하면 좋게 얘길하거나 걍 피하고 마는데... 어제 마지막 수업때 아이들의 태도가 워낙 엉망이라 기분이 안 좋았던 터였습니다.

그래서 큰 소리를 내며, 그러시면 안 된다고 모르는 사람에게 무슨 행패냐며 따졌습니다. 잠시후 방금 지나쳤던 같은 학원 남자 선생님이 달려 오셨습니다. 예상과는 달리 제가 큰 소리를 내니깐 다가와서는 얼굴도 뭣같이 생긴 게 그러냐고 하더니, 남자선생님이 왜 그러냐고 물을 때는 "아가씨 예뻐서 그런거지."라며 말끝을 흐리더군요. 곧 다른 남자선생님도 오셨구요.

제가 보기엔 핸드폰도 들고 있고, 행색도 멀쩡한 40대 초반의 분이더군요. 경찰서에 가서 안 좋은 꼴 당하고 싶냐고 하니깐 가겠답니다. 참! 그냥 강짜 한 번 부려보는 건지... 생전 처음 겪는 일이라 기분이 무척 나빴습니다. 바로 택시를 잡아타고 와 버렸습니다. 택시 운전기사께 사정을 얘기하면서 화를 가라앉혔습니다. 비록 사소한 일이었을지 모르오나, 당하는 사람 입장은 다릅니다. 만약 제가 호통치면서 뭐라고 하지 않았으면, 제가 아니라면 다른 사람이 겪었을 테니깐요.

우리는 살면서 안 겪어도 될 일들을 느닷없이 겪으면서 살아가게 됩니다. 그 당황스럽고 힘든 일들 앞에서 꿋꿋하게 우리의 얘기를 펼쳐낼 수 있고, 단호하게 행동할 수 있으려면 평소에 단련되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전 평화를 사랑합니다. 제가 손해보는 쪽을 택하고, 웃으면서 서로가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편입니다. 제가 가슴이 아픈 게 낫지, 상대방이 가슴 아파하는 것은 정말 참기가 힘듭니다. 하지만 제 목소리를 낼 때는 반드시 내야겠습니다. 내가 아니면 또 다른 누가 당할지 모르니깐요.

15일 일요일 아침에 우연히 또 한 분의 분신 소식을 듣고 아침부터 마음이 무겁고 갑갑해서 민중가요를 들으며 겨우 마음을 진정시켰습니다. 아침부터 과외하면서 얘길하고, 그 날 만나는 모든 이에게 얘길 꺼냈습니다. 사법고시를 이번에 합격한 후배는 몰랐던 얘기를 들어서 정말 고마웠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고등학교 때 역사 선생님이 우리 사회의 감춰진 진실에 대해서 많은 얘길 해줘서 좋았다고, 언니도 그런 선생님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당부를 하더군요. 그런 선생님 한 분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지 저는 새삼 느꼈습니다. 저는 학창시절 그런 선생님을 만나뵙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찾아가야 할 형편이지요. 그런 선생님 상을 말이죠.

저또한 앞으로 많이 깨져야 할 판입니다. 너무나 어리석고, 오만과 편견으로 둘러싸여 있는 제 머리통을 뒤흔들고 가슴을 쿵쾅쿵쾅 뛰게 만들어야 합니다. 갈 길이 멉니다. 하지만 작지만 제가 할 일이 분명히 있을 거란 판단이 들었습니다. 제가 만나는 이들 한 명, 한 명과 함께 풀어 나가고 시작해 나갈려고 합니다. 작은 물방울이 모여서 결국 돌을 뚫을 수 있습니다.


<덧말>

'송환'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높습니다. 제가 요즘 주로 만나서 세상얘기하는 민주노동당을 지지하는 네티즌 모임(www.minjine.net)에서도 장소를 빌려서 '송환'을 보고 싶어 합니다. 감독님도 모셨으면 싶다네요.^^

감독님의 학교동창이신 한 분이 섭외를 맡겠다고 자청하신 듯 한데, 제 개인적으로는 극장에서 다함께 봤으면 싶은데 잘 모르겠네요. 열심히 '송환'에 대해 알려 낼께요. 기회되면 송환추진위에서도 제 작은 몫을 다하고 싶네요.^^

감독님을 안 뵌 지 넘 오래되어서 보고 싶네요. 잘 지내시죠? 늘 건강하고, 바쁘신 가운데서도 좋은 거 많이 챙겨 드세요.^^ 담에 뵐께요.

  
  찬별님 남김   -0001.11.30 00:00   덧말수정 덧말삭제
아낌없이 주는 나무에서 찬별로 아뒤를 바꿨어염.^^ '찬별'은 차가운 밤하늘에 별이 유난히 더 빛난다고 해서 찬별입니당.^^케케!
  영미님 남김   -0001.11.30 00:00   덧말수정 덧말삭제
찬별에 찬물에.. 왜 다들 찬걸 좋아해요?? 난 미지근한게 좋은데..
  무위님 남김   -0001.11.30 00:00   덧말수정 덧말삭제
찬별님은 그래도 마음은 뜨거운 듯. 난 열이 많은 체질이라 몸은 따듯한데, 마음은 미지근. 찬별님 하여튼 자~알 하셨습니다.
  삼동이님 남김   -0001.11.30 00:00   덧말수정 덧말삭제
모여라 꿈동산에는 검은별도 있었는뎅 ^^ 넘 반갑다
쓰기 목록 추천 수정 답글 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