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생각이 나서 문자메세지를 한 통 보냈다. "잘 지내니? 난 즐겁게 지내! 우리 열심히 신바람나게 싸우며 살자!" 세상의 아픔을 혼자가 아닌 함께 나눌 줄 아는 친구기에 다른 말 필요없이 이렇게 보냈다! 난 살면서 싸워야 할 때를 가려 알아야 하고, 이왕 싸울려면 냉철하게 지치지 않고 싸워야 한다고 본다. 그래서 더욱이 신바람을 일으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나의 소식 전하는 메세지에 그 친구가 답 문자를 보냈다. "요즘 탄핵국면 때문에 네 가슴이 들끓는 모양이구나! 너의 열정이 매우 정겹네. 나도 이리저리 바쁘게 지낸다." 탄핵국면과는 전혀 관련이 없었기 때문에 난 다시 문자를 보냈다. "별로! 오히려 난 낮은 목소리와 철도여성노동자의 삶을 다룬 다큐를 보고 가슴이 뜨거워져." 그랬더니 이 친구가 마지막으로 정말 멋진 말을 던졌다. "좋은 가슴이다." ------------------------------------------------------------- "좋은 가슴이다" 이 말이 좀체 잊혀지지 않았다. 난 그런 좋은 가슴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지향해야 할 목표로 삼기로 했다. 네 열정이 정겹다니... 참 포근한 말이다. 대학 1년 시절 여러 지역 노동집회장을 다닐 때 함께였던 친구다. 얼핏 보기엔 낭랑하게 여유만 부리고, 열심인 모습은 찾아볼 수 없어서 내가 늘 비판했던 친구였다. 하지만 이 녀석은 나름대로 고등학교 시절부터 사회과학 공부를 하면서 철저하게 자신이 갈 바를 정해놓고 있었다. 나와는 또다른 사고체계를 가진 친구였다. 가벼운 듯 하지만, 결코 그 안에 숨기고 있는 저력을 그 땐 몰랐었다. 주도적으로 면밀하게 자신의 입장을 관철시켜 내고, 자신의 활동영역을 펼쳐 나가는 그 친구를 보면서 조금씩 그 친구에 대한 내 편견을 버렸다. 늘 유쾌하게 힘들더라도 신바람나게 할 건 해나가는 그 친구를 보면서 난 늘 진지하게 치열하게만 싸워야 한다는 생각을 달리 틔울 수 있었다. 나는 늘 노동운동에 관심이 많다지만, 이 친구와는 다른 길을 걸었다. 내 꿈이 정해져있고 그 길에서 다시 만나긴 하겠지만. 이 친구는 그 길을 직접 뛰어들기 위해 지금도 꿈틀거리고 있다. 난 그 길을 접고 다른 길을 가고 있지만... 이 친구를 보면 변함없다는 게 무엇인지 한결같다는 걸 생각하게 된다. 유쾌하고 기분좋은 친구다. 언제 어디서든 무엇을 하든 전적인 믿음이 가는 친구다. 난 이 친구에게 자극을 받는다. 그런 내게 이 친구는 너무 청교도적으로 살려고 하지 말라고, 여유를 가지면서 살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잊을 수 없는 에피소드 한 가지! 학교 앞에서 이 녀석과 버스를 타고 어딜 가는데, 맨날 혼자 다할려고 허덕이다 몸이 시원찮고 아프다며 투덜거리는 내게 "한 번만 아프다고 앓는 소리하면 그 때마다 500원씩 벌금이다!" 라고 했다. 물론 바로 그 소리는 뚝 그쳤다. 그 기억이 오래 남는다. 물론 그 녀석은 시간이 흘러 최근에 이 얘기를 꺼냈을 때 기억을 못 하는 듯했다. 너무나 다른 생각과 모습으로 살아가는 친구이기에 난 늘 이 친구를 보면 어떻게 사는지 궁금하다. 이 녀석도 그럴까? 아마도 나같은 친구 또한 독특하다 여길 것이다. 이렇게 오늘따라 예전 친구들이 그립다! 지난 친구들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