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영상 홈페이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Top
제목 땡땡이 친다
번호 97 분류   일반 조회/추천 330  /  149
글쓴이 류미례    
작성일 1999년 10월 14일 21시 21분 35초
나는 말이 빠르다.

내가 말이 빠른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일단 나는 건망증이 심하다.

머리속에 떠오르는 생각들이 깜박깜박 한다.

그래서 그 머리 속에 떠오르는 생각들을

글이나, 말로 일단 뱉어놓고,

그렇게 나 외에 누군가, 혹은 무언가(종이나 게시판 같은 것)에

자국을 남기면 나중에 두고 볼 수 있으니까.

사실 이렇게 생각해서 말이 빠른 건 아니고

나는 왜 말이 빠를까를 생각하다가 생각해낸 말이다(말이 꼬이는군...)



또 있다.

나는 비염이 있어서 코로 숨을 잘 못쉰다.

냄새도 잘 못맡는다.

가끔씩 이비인후과에 가서 치료를 받은 다음의 한 시간은

정말 행복하다.

"코로 숨쉬니까 좋다"라는 약 광고를 나는 200% 공감한다.

숨을 잘 못쉬기 때문에 한 숨에 가능한한 말을 많이 하는 것같다.



또 있다.

나는 말을 하는 게 좋다.

왜냐하면 항상, 모든 장소에서 말을 많이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어떤 곳에서는 한 마디 말을 하지 않을 때도 있다.

입을 닫는 것은 마음을 닫는 것과 비슷하다.

물론 입을 열었다고 마음을 항상 열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나는 낯을 가리기도 하고

그리고 말을 많이 하지 않는 것이

중간은 간다는 것은 알기 때문에

잘 모르는 사람이 있거나

어느 자리에서 소통을 느끼지 못할 때에는

말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내가 말을 할 때에는

그 자리를 내가 좋아한다는 것이고

혹은 그 사람과 있는 게 편하다는 뜻이다.



어쨌든 나는 말이 빠르다.

대학시절 친구는 내게

"류미례, 말이 빠르면 그 사람이 신의가 없어 보인다"

라며 내가 말을 하면 "천천히, 천천히..."라고

주문을 외우듯 타일렀다.

그 친구 이름은 미정이었는데

우리 언니 이름이랑 같았다.

그 아이는 언니처럼 나를 돌봤었다. (갑자기 그리워지는군)



말이 빨라서 좋지 않은 경우는 많이 있는데

오늘 못난이 프로젝트 더빙 날인데

나레이션을 너무 많이 써버린 것 같다.

음... 천천히 읽으면서 시간을 맞췄는데

나레이터 언니 말이

일반 사람이 하는 말이랑

나레이션 하면서하는 말이랑은

시간차이가 많이 난다고 하였다.

그리고...어쨌든 평소 말이 빠른 나의 습성이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인 것같다.



즉석에서 나레이션을 고치는 감독님의 순발력을 당할 수도 없고

자꾸 미안해져서 지금 이렇게 땡땡이 치고 있다.

이제 들어가봐야지.

  
쓰기 목록 추천 수정 답글 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