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연락을 드려서 죄송합니다.
너무 바빠서요. 숙제하느라 정신 없습니다. 오늘이 추석인지도 겨우 알았습니다.
다를 고향으로 갔겠죠. 갔다 와서라도 제 안부 인사 받아 주세요.
상엽씨 말대로 [거짓말] 봤습니다.
인기가 대단했지요. 4-500석 규모의 객석이 꽉 찼지요. 이게 낮 상영이었으니까
밤에는 더 했을 겁니다.
저도 쇼크 먹었습니다.
포르노를 35mm로 극장에서 상영한다고 생각해보십시요.
저는 똑바로 쳐다볼 수가 없어서 고개를 돌리고 눈을 옆으로 한 채로야 겨우 볼 수 있었지요.
그리고 그게 그냥 포로노가 아니라 우리 정신 깊이 뿌리 박힌
어떤 폭력과 억압의 흔적에 대한 상처일 뿐만 아니라 치유의 과정이라면, 그 고통을 알고 있는 사람은 에로틱한 상상이나 하면서는 도저히 불 수가 없겠죠.
그 상처는 대단 하데요. 서로를 곡갱이 자루로 때려야 살풀이가 되는 상처이니…
그 금기와 억압의 흔적을 이겨내려는 감독의 노력이 눈부시게 느껴졌습니다.
전반부의 비디오로 촬영한 부분도 좋았습니다. 비디오를 35mm 필름으로 옮긴 게,특이한 느낌을 주더군요. 왕가이 영화의 촬영과 색체가 현대인들의 메마른 감성을 잘 표현해 준다고 하던데, 이런 면에서 보면 비디오를 필름으로 옮긴 게, 더 좋아보이더군요.
근데, 이건 또 아쉬움을 느끼게도 하데요.
도입부에선 Y(여주인공 이름이 맞나, J와 헷갈려서…)가 연기를 하는 어려움을 다큐식으로 처리를 했는데, 난 이게 어떻게 결말이 날까 영화 끝까지 기다렸죠.
그런데, 별말이 없이 끝나버리데요. 제일 아쉬웠습니다.
여주인공 연기가 눈에 띄게 달라지거던요. 도입부의 다큐가 끝까지 어떤 연관성을 살려가지 못하니까, 그냥 처음에 여주인공 연기가 어설퍼서 넣은 것처럼 느껴지고 말더라고요.
여기 애들 반응도 참 좋았습니다. 웃음은 정말 만국 공통인지, 시종 내내 웃으면서 때로는 Oh, my God! 남발하면서 보더라고요. 연령도 20대에서 5-60대까지 다양했고요.
우리 과 친구 애도 관심 있어 하던데, 자기는 보지 못했지만, 친구들이 대단한 영화라고 말했다고 하데요. [거짓말]은 여기서 테잎을 못 구할 것 같고, [나쁜 영화] 테잎을 구하면 보여주기로 약속했슴다.
또 하나, 아쉬움이 남는 거라면, 이 날 한국 관객도 많았는데, 주로 젊은 청이었죠. 어떤 기대로 왔는 지 알만은 한데, 끝나고는 다들 “우, 씨”하면서 나가더라고요. 분명 우리 감수성에 더 맞는 영환데, 세대 차이인지 별로 좋아하지 않더라고요. 좀 더 감각적인 걸 기대했는지도 모르죠.
여하튼, 여기와서 처음으로 한국영화 봤습니다. 황홀했습니다.
즐겁게 지내고요. 또 연락드리도록 할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