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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차길 옆 공부방 ' 그리고 딴소리
번호 203 분류   일반 조회/추천 301  /  135
글쓴이 범수    
작성일 1999년 12월 06일 11시 58분 58초
기차길옆 공부방



일단 재미있게 봤다. 아이들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될 것이라는 나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지만 그래서 더 재미있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아이들이 중심이 되면 TV에서 맨날 보는 최루성 휴먼 다큐멘타리 한 편이 추가되는 것으로 끝났을 것 같다.



인권영화제에서 어떤 분이 말한 '가난이라는 것을 너무 낭만적인 시각에서 그렸다.'라는 지적은 매우 적절하다고 본다. 그 분 의견에 동의하느냐 마느냐를 떠나 꼭 한 번 거론되어야 할 문제라고 본다. (물론 그 분이 철거민들을 거론한 것은 한마디로 말도 안되는 비교였다. 그렇게 치자면 지금 이 순간에도 전세계에서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이 많은데 최소한 굶어'죽을' 걱정까지는 안하는 철거민들 얘기를 다루는 것도 배부른 소리가 되지 않는가?)





자발적 가난이라는 것.



거의 일년이 다되가는 것 같다. 전에 경화씨와 술먹으며 이야기 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난 거기서 같이 살아가기로 작정한 분들이 궁극적으로는 원래 가난한 사람들과 절대 같아질 수 없다고 말했고, 경화씨는 동의하지 않았다. 내 생각엔 변함이 없다. 그분들의 가난은 '자발적' 가난이다. '가난하다'는 현재의 결과가 동일하다고 해서 결코 그들이 같아질 수는 없다. 이런다면 말이 된다. '처음엔 자발적으로 가난해졌는데 이젠 그 가난이 지겨워 벗어나고자 발버둥치는데 잘 안된다.' 아니면 '원래 가난했던 분들이 이젠 가난의 미덕을 발견하고 평생 그렇게 가난하지만 아름답게 살겠다고 작정한다'면 그제서야 비로소 같아지는 것이라고 본다. 극히 부분적으로는 이루어졌는지 모르지만 아직은 '차이점'이 더 많을 것 같다. 오히려 이 차이점을 인정해야 올바른 관계가 정립될 것이다. 영화속의 이모, 삼촌들은 이 점을 확실히 파악하고, 생각이 정립되어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오히려 경화씨가 뭘 잘못이해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내가 경화씨를 잘못 이해하고 있는 건가?



자 이제 자발적 가난이라는 것에 대해 말해보자. 미리 겁먹고 말하는 것이지만 '지가 그렇게 못사니까 괜히 열심히 사는 사람들에게 시비를 건다'라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니 그런 말 들어도 상관은 없다. 그래도 할 말은 해야 하니까.

우선 만석동에 자발적으로 들어가신 분들에 대한 존경을 표시하고 싶다. 참으로 의미있게 사신다고 본다. 하지만 그 분들도 '자 이제 우리 모두 가난하게 살아야만 합니다'라고 주장할 것 같지는 않다. 즉 '자발적 가난'이란 의미있는 삶의 모델 중의 한가지인 것은 사실이지만 지고지선의 유일한 가치이며 모두들 그렇게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실제로 가능하지도 않다. 4천만이 모두 가난해지려고 노력하는 세상? 그런 세상을 꿈꾸지는 않으리라 본다. 그렇다면 문제가 한 가지 생긴다. 그 분들의 자식들에게 가난이란 어떤 의미가 되는 것인가?

말지 이번 호에 김동원 감독의 기사를 보면 '가난하게 산다는 것은 그 자식들도 가난하게 살게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라는 말이 나온다.(내 기억력이 정확하지는 않다.) 그리고 자발적 가난에 대한 얘기도 나온다. 김동원 감독도 자발적 가난을 선택했다고 볼 수 있다.(물론 난 김동원 감독을 가난하다고 보지는 않는다. 물질적으로는 가진 것이 많지 않지만 다른 것들을 많이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발적 가난을 택한 부모를 둔 자식들은 그 덕분에 '선택'이고 뭐고 할 것도 없이 '타고난 가난'을 짊어지고 살아야 한다. 시비를 걸자는 것이 아니고 이 문제에 대해서 말 좀 해보자는 것이다. 물론 그렇게 훌륭한 부모 밑에서 자라다 보면 부모님을 이해할 확률도 높을 것이다. 하지만 이해를 못한다면? 이해는 하는데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길 원한다면? 이 땅에서 살면서 가난하다는 것은 삶에 있어서 선택의 폭을 상당히 좁게 만든다. 자식들에게 '정직하게 살아라' 같은 것은 강요해도 되겠지만 '가난하게 살아라'하고 강요해서는 안될 것이다. 그 아이들이 친구들에게 이러지는 않을까? '우리집은 원래 가난하진 않았어. 훌륭하신 우리 부모님이 자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려고 이렇게 하신거야.' 라고. 자식이 우리집은 왜 이렇게 못사냐고 칭얼대면 비슷한 말을 해주게 되지는 않을까?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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