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모든 가톨릭 신자님들과 국민들께 호소합니다.
안녕하십니까?
저희들은 명동성당에서 농성중인 정치수배자들입니다.
오늘 06시 15분에 명동성당측에 의해 농성에 사용 중이던 모형감옥이 강제 철거되었습니다.
너무도 큰 충격에 저희들은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것만 같은 비통하고 처참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저희는 지난 1월 18일부터 명동성당에서 모형감옥을 설치해 수의를 입고 들어가 감옥 체험농성을 해왔습니다.
국민들에게는 국가보안법 폐지, 양심수 전원 석방, 정치수배 해제에 함께 지지해 주실 것을 호소하고 정치권에게는 강력한 촉구와 항의를 하기 위해서 감옥 농성을 한 것입니다.
현재 국가보안법에 의한 정치수배자가 220명이며 교도소에 갇혀있는 양심수가 80여명에 달합니다.
MBC FM 여성시대, 생방송 화제집중 등에서도 방영되고 뉴스와 주요일간지를 통해 저희들의 농성소식이 전국적으로 알려졌으며 영국의 BBC 방송,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을 통해서 세계 각국으로도 농성소식이 알려지고 있습니다.
또한 각계 사회단체, 인권단체, 시민단체들이 매일 30-40명씩 참가하고 있으며 세계의 진보, 인권단체에서도 지지와 격려를 보내주고 계십니다.
서울시민들과 많은 명동성당 신자님들께서도 음식을 사다주시고 성금을 모아주시는 등 지지와 격려를 보내주십니다.
많은 신부님들과 수녀님들께서도 서명운동에 동참하셨습니다.
이렇듯 저희들의 농성은 전 국민적 차원의 농성이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명동성당측은 오늘 새벽에 모형감옥을 철거해버렸습니다.
이유는 감옥이 성당의 정서에 배치된다는 것입니다.
지난해 12월 23일에도 저희들의 천막이 철거되었는데 그때의 이유는 성탄절 행사가 있는데 미관상 좋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어제로 감옥 체험 농성이 26일째였습니다.
명동성당측은 사실상 26일동안 농성에 대해 묵인해왔습니다.
2월 1일과 2월 9일에 농성단 주최로 개최했던 문화행사도 명동성당 부주임 신부님께 허가를 받아 두 번이나 개최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 눈을 떠보니 저희들의 농성 모형 감옥이 사라져버린 것입니다.
자세히 알아보니 명동성당 측에서 여러번에 걸쳐 경찰 측에 모형 감옥을 철거해주거나 성당 밖 인도로 모형 감옥을 옮겼서 농성할 때(일요일엔 신자님들이 불편하시지 않도록 인도에 설치해 농성해 옴) 다시 성당안으로 들고 오지 못하도록 막아달라고 했다합니다.
민주화의 상징이라는 명동성당이 이럴 수가 있나요?
한국 가톨릭이 작년 12월엔 지난 역사속에서 민족 앞에 지은 죄를 참회하는 미사까지 전국의 성당에서 일제히 올렸는데 국가보안법 폐지와 양심수 전원 석방, 정치수배 해제를 위해 농성하는 수배자들에게 명동성당 측이 정말 이럴 수는 없습니다.
8년째 수배생활을 하고 있는 수배자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겨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번 사태를 두고 볼 수 만은 없어 전국의 모든 가톨릭 신자님들과 국민들께 호소합니다.
저희들의 농성이 보장되고 하루빨리 수배자들의 수배가 해제되고 양심수들이 석방될 수 있도록 함께 해주십시오.
명동성당 농성장으로 지지 방문을 해주십시오.
명동성당측에 드리는 우리의 요구사항
1. 백남용 주임신부님은 모형 감옥 강제 철거에 대해 공개 사과하십시오.
2. 명동성당측은 모형감옥을 즉시 돌려주시고 수배자들의 농성을 보장하십시오.
3. 지난해 12월 23일 강제 철거된 천막과 생활물품을 돌려주시고 보상해주십시오.
4. 명동성당측은 경찰측에 감옥을 철거시켜주라고 요청한 것에 대해 소상히 밝히십시오.
2001년 2월 13일
국가보안법 폐지, 양심수 전원 석방, 정치수배 해제를 촉구하는
정치수배자 농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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