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토요일 서로 다른 곳에서 주최하는 영화들이 같은 곳에서 상영합니다.
영화 보고 나서 고대 가서 술 마시고? ^^
인권영화 정기 상영회 '반딧불'-1월31일 <망각을 경계하라>
▶ 1월 상영
상영작 : <망각을 경계하라 Lest we forget>
날짜 : 1월 31일(토) 오후 3시
장소 : 영상미디어센터 소회의실
서울 국제 노동영화제 1월 정기상영회
혁명은 TV에 나오지 않는다 (2003, 아일랜드,
74분, 킴 바틀리/돈챠 오브리에인)
일시 : 2004년 1월 31일 늦은 6시
장소 : 영상미디어센터 미디액트

▶ 망각을 경계하라 Lest we forget
9.11이 일어난 직후 1주일 동안 미 전역의 힌두 사원 100여 개가 불길에 휩싸였다.
9.11에 대한 경악과 분노는 미국 사회에 깔려 있는 인종주의에 불을 질러 버린 것이다.
충격에 이성을 잃은 사람들이 충동적으로 저지른 것이라고 보기엔 규모도 방대하고
동시다발적이다. 그러나 참화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수천명의 이슬람인들은 알카에다와의
연계성이 의심된다는 이유로 영장도 없이 구금되고 추방당하고 있다. 미국 역사가
자랑거리로 삼아왔던 '시민적 권리'는 야만의 세월로 내던져진 꼴이 되었다.
영화는 9.11 이후 '대테러 조치'가 몰고 온 엄청난 공안의 한파 속에 속속 늘어나고
있는 피해자의 상황을 차곡 차곡 엮어 놓고 있다. 특히 작품은 미국 정부가 과거부터
저질러 왔던 적국에 대한 보복조치를 고발한다. 2차 대전 당시 일본군에 의해 진주만이
공격당하자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일본인들은 엄청난 불행 속에 휩싸이게 된다. 병상에
누워있던 사람이 영문도 모른 채 FBI에 끌려가 감옥에 갇히는가 하면, 미국 시민으로서
살아가던 일본인들은 수용소로 강제 이전 당해 '전범의 죄'를 뒤집어쓰고 살아가야
했다.
2차 대전 당시 치욕을 당해야 했던 일본 출신 미국인들은 자국의 안전을 명분으로
미국 정부가 역사적으로 저질러왔던 반인권적 행위에 대한 증인이 된다. 이들의 증언과
이어지는 9.11 이후의 희생자들, 주로 아랍권 출신의 사람들은 미 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대테러조치가 얼마나 가혹하고 폭력적으로 인종주의와 손을 잡고 있는지 또한
증언하고 있다.
▶ 혁명은 TV에 나오지 않는다 (2003, 아일랜드, 74분, 킴 바틀리/돈챠 오브리에인)
Revolution will not be televised (2003, Ireland, 74min, Kim Bartley and Donncha
'Briain)
소개 / Synopsis
출발은 소박했다. 아일랜드의 두 다큐멘터리 감독은 차베스라는 카리스마 넘치는
지도자에 대한 인물 다큐멘터리를 찍을 생각으로 베네수엘라로 향했었다. 하지만
2002년 4월 11일, 우연히도 터져버린 쿠데타와 그에 대항한 민중의 봉기는 작품의
성격을 완전히 뒤바꿔버렸으며, 쿠데타 직전의 7개월과 쿠데타 이후 48시간만에 이루어진
드라마틱한 복권과정은 혁명의 연대기로 재탄생하게 된다. 이것은 <칠레 전투>보다는
덜 야심적이지만 아직까지는 패배하지 않은 혁명에 대한 기록이자, 정치투쟁 과정에서
'미디어'의 결정적인 역할을 입증하는 교과서와도 같다.
그 중심에는 세계화에 대한 전혀 다른 입장을 지닌 두 세력의 충돌이 놓여있다. 세계
4위의 석유수출국이며 미국의 주요 석유수입국의 하나인 베네주엘라에서, 민주적
선거를 통해 대통령에 당선된 우고 차베스는 부정부패를 종식시키고 국민의 80%에
달하는 빈곤층에게 석유 이익을 재분배할 것을 약속했다. 그의 약속은 기득권층과
관료적 노조집단에 대한 선전포고이자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대한 철저한 부정을 의미했고,
그 결과 차베스는 대통령이 된 첫날부터 베네수엘라 내부와 외부의 강력한 적들에
직면하게 된다. 쿠데타는 그러한 기득권층의 가장 노골적인 도발이었고, 차베스의
복귀는 민중의 반격의 결과였다. (2003 BANFF 최우수 다큐멘터리상)
감독 / Directors
킴 바틀리 / 돈챠 오브리에인
킴 바틀리는 주로 아프리카와 남미의 위기 혹은 갈등 상황을 소재로 국제기구들을
위해 단편 다큐멘터리 작업을 해온 여성 감독이다. 돈챠 오브리에인은 최근 1년여에
걸쳐 성직자가 되기 위한 교육 과정에 참여한 세명의 청년들을 소재로 한 작품 <신학교>를
완성한 바 있다. 현재 그는 아일랜드 출신의 극지 탐험가 톰 크린을 소재로 한 작품을
제작하고 있다.
세계화, '진행중인' 혁명 그리고 미디어
작년 11월 개최된 제7회 서울국제노동영화제에서 가장 관심을 끈 작품은 아무래도
<혁명은 TV에 나오지 않는다>이다. 아일랜드의 다큐멘터리 제작자들이 만든
이 74분 짜리 작품은 작년 한해동안 배급된 어떤 상업영화보다도 흥미진진하고 매력적인
요소로 가득차있다.
구사회주의 국가와는 달리 아래로부터의 참여와 변혁을 강조하고 있으며, 권력을
잡기 위해 IMF와 타협한 변절한 좌파도 아닌, 진행중인 혁명의 중심에 서있는 차베스가
주인공인데다가, 칠레의 악몽을 떠오르게 했지만 그러나 다행히도 실패로 끝난 군부의
쿠데타를 현장에서 생생하게 포착했으며, 상업적인 미디어가 기득권의 상실에 직면하게
되었을 때 어떤 결정적인 참주선동을 할 수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었고, 무엇보다도
이것은 어떤 블록버스터보다도 극적인 '승리'에 관한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세계각국에서 이구동성으로 격찬을 받았다. "두려움을 모르는
영화제작자가 정확한 시간에 정확한 장소에서 만들어낸 모범적인 작품이며, 각각의
시퀀스들은 강렬한 긴장과 불확실성으로 가득차있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시네마
베리떼이다" (버라이어티, 2003년 7월) 그 결과, 아이러니컬하게도 이 작품은
TV에 나오지 않았던 혁명을 TV로 진출시키는데 혁혁한 공로를 세웠다. 지금까지 이
작품은 급진적 색채가 진하게 배어있는 작품치고는 보기 드물게도 BBC, ZDF (독일),
Arte (프랑스/독일), NPS (네덜란드) 등 세계 각국의 주류 방송 채널에서 방영되었으며,
베네주엘라 현지에서는 올해 4월에 상영되었다.
하지만, 이 예기치않은 성공은 바로 그 성공 때문에 격렬한 반발과 증오를 불러일으키게
된다. 차베스의 변혁에 저항하는 기득권 세력과 그 동조자들은 이 작품을 묻어버리기
위해 전세계적인 캠페인을 벌이고 있으며, 그 압력은 이메일의 발송 정도에 그치지
않고 있다. 얼마전 캐나다에서 있었던 앰네스티 영화제에서 이 작품은 상영작의 하나로
선정되었다가 영화제 직전 갑작스럽게 최종 상영작 명단에서 탈락되었다. 반대파들은
이 상영 취소가 자신들의 비판이 정당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증거라고 환호했지만,
사정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상영 프로그램을 확정한 이후, 앰네스티 본부는 베네주엘라의
앰네스티 지부로부터 심각한 내용의 메시지를 받게 된다. 그것은, 만일 이 작품이
상영될 경우 베네주엘라 앰네스티 지부를 가만두지 않겠다는 협박이 들어왔다는 것이다.
격렬한 투쟁이 진행중인 - 그래서 차베스 정부의 평화적인 대응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다치고 죽고 있는 - 베네주엘라에서 이 협박은 충분히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보였고, 결국 앰네스티는 오랜 고민 끝에 감독의 양해를 구하고 상영을 취소하기에
이른다.
정말, 혁명이 TV에 나오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도 진행중인 혁명이라면 더욱
그렇다. 격렬한 사회적 격변기를 담아낸 작품은 그것이 담아내는 대상만큼이나 격렬한
투쟁의 한가운데에 놓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미디어는 분명 전쟁터이다.
차베스 정부도, 그리고 베네주엘라의 민중도 바로 그런 현실인식에 기초해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수개월전 차베스 정부는 3백만 달러를 공동체 미디어에 대한 지원금으로
내놓았고 (사실, 쿠데타를 막아내는 과정에서 베네주엘라의 독립 매체인 공동체 TV는
큰 역할을 했고, 당시 공동체 TV가 기록한 화면들은 <혁명은 TV에 나오지 않는다>에서
사용되기도 했다) 유력한 대안적 매체인 인터넷을 활용한 비상업적 미디어의 활동도
서서히 힘을 얻어가고 있다.
과연 이러한 노력들이, 계속해서 이어지는 보수파들의 쿠데타 시도와 일상적인 사보타지를
얼마나 막아낼 수 있을지는 아직 판단하기 힘들다. 다만, 미디어가 얼마나 사회적
변혁의 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그러기에 미디어에 대한 총체적인 전략과
실질적인 투자가 얼마나 필요한가를, <혁명은 TV에 나오지 않는다>는 입증한다.
덧붙여 또 한가지 중요한 초점은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있는 한국의 미디어 운동이
어떻게 베네주엘라로부터 교훈을 얻고, 거꾸로 지난 20여년의 우리 경험에 기초해서
어떤 비판적 지원을 제공할 수 있을지, 그래서 그 과정에서 어떻게 국제적 연대를
발전시킬 것인지의 문제이다. 세계화의 시대에, 한 나라에서 고립적으로 진행되는
사회적 변혁이 얼마나 쉽게 붕괴되고 심지어 역사에서 지워지기까지 하는지, 우리는
지난 20세기 내내 지겹도록 경험해왔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