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브핫의 딸들을 잘 보았습니다.
영화 볼 때마다 흥분을 잘 하는 편인데, 계속 흥분하면서 보다가 영화의 한 대목이 목에 턱하고 걸리는 느낌이 들었어요.
목사가 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어떤 여성과 인터뷰할 때, 그 여성에게 인터뷰어가 묻더군요.
"그렇게 까지 해서 왜 목사가 되려고 하시는 거예요?"
가슴이 답답해지는 말이었습니다.
아마 목사가 되려는 남성들에게는 그런 질문이 필요 없겠죠.
혹 그런 질문을 한다해도 그건 '존재론적인 질문'이겠죠.
신앙인으로서, 목회자로서 그 인간의 철학과 본질을 묻는 심오한 질문.
존재의 근본적인 물음. "당신은 왜 목사가 되려고 합니까?"
반면 여성에게는 지극히 현실적인 물음이죠. 운전면허에 매번 떨어지는 사람에게 뭐하러 그렇게까지 면허를 따려고 하느냐, 그냥 택시 타고 다니지..하는 것과 똑같은...
아마 그 인터뷰어가 여성이었다면 그런 질문을 했을까요?
목사 아닌 다른 길은 생각조차 해 보지 않은 이 여성은, 자신의 어떤 철학과 신앙과 신념 때문에 목사가 되려고 하는지 설명하기 전에, 왜 그렇게 세상을 불편하게 하면서까지 목사가 되려고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먼저 구구히 설명해야 하고 자신을 방어해야 하죠.
영화 속에서 그 질문은 남성의 영역에 들어가려고 하는 여성들의 현실을 씁쓸하게 확인해 주기도 했지만, 그 여성에게 꼭 필요한 질문이었다기 보다는 인터뷰어의 인식을 반영한 것 같아 기분이 좀 꿀꿀했습니다.
그냥 "어떤 목사가 되고 싶으세요?"라고 물었다면 더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그 대목이 내내 걸려서 꼭 말하고 싶었어요.
영화는 정말 화나게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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