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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내가 하고 싶은 것
번호 39 분류   일반 조회/추천 261  /  118
글쓴이 류미례    
작성일 1999년 09월 19일 16시 09분 38초
차가운 물에 샤워를 하고 싶다.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기에는

너무 쳐져있어서.



이들 동안 밤을 새우고

잠깐 쉬는 틈을 타서

목욕탕에 갔지만 문이 닫혀있었다.

우산도 없는데 굵은 빗줄기는

옷을 적시고...



돌아와 발을 닦고

로비 구석의 빈 의자에 몸을 누였지만

나무가 자꾸 몸에 배겼다.

모기에 물리며

끈끈한 잠을 잠깐 잤더니 몸이 으슬으슬 춥다.

씻고서 침대에 눕지 못한다면

뽀송뽀송한 양말이라도 신고 싶다.



푸른영상 사람들은 지금도 강촌에 있을까.

강촌은 너무 멀리 있는 것같다.

푸른영상이 있는 신대방동 사무실도 지금은

너무 멀리 있는 것같다.



사람들 속에 있고 싶다.

이런 거 말고 내가 살아왔던 그런 방식으로

편안하게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

뭔가를 말하는 것은 변명이 되고

말을 하지 않는 것은 미련한 것이 되는

이런 비정상적인, 신경질적인 관계가 아니라

편안하게 대화를 하고 싶다.



엄마랑 나란히 누워 조근조근 이야기를 하고 싶다.

엄마랑 얘기해본지가 한 달이 넘어간다.

집에 가면 자기에 바쁘니까.

일주일 전쯤에 집에서 나올 때

엄마는 튀긴 옥수수를 한봉지 싸주시면서

틈틈히 먹으라고...

아마 그런 것이 유일한 대화인 것같다.

엄마가 내게 다가올 시간이 없다. 나 또한..



그리고 무엇보다...

동강에 가고 싶다.

가서 할머니랑 마늘을 까서 반찬도 만들고

고추를 따고, 밤에 투망 던져 작은 물고기를 잡고

그리고 마당에 숯불을 펴고

경월소주를 마시고 싶다.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맑은 별빛 아래서.



정말

동강에...너무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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