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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맘 먹은 일을 한 오늘
번호 348 분류   일반 조회/추천 298  /  147
글쓴이 류미례    
작성일 2000년 02월 24일 03시 21분 06초
맘 먹은 일을 한 오늘 참 홀가분하다.

100% 그런 건 아니지만 그래도 홀가분하다고 생각을 해야만 할 것같다.

자주 구경만 하는 모교의 게시판에

이래저래 언급되는 말들에 대해서

나도 한 사람의 구성원으로 말을 올렸다.

다들 그런지 잘 모르겠지만

옛날, 세상을 알아가던 시간에 만난 동기나, 선배나 후배는

참, 정말 부담스럽다.



누군가는 상사의 직원이 되어 있고

많은 누군가들은 유학을 가서 이래저래 이국의 풍광을 전하고

또 누군가들은 회사원이 되어서 살아가는 말들을 읊조릴 때

그 시간으로부터 한 걸음도 나아가지 않은 것같은 나는

내 말들을 하는 게 참 낯설다.



마치 아무도 듣고싶어하지 않은 말을

스스로의 만족 때문에

막 읊조린 다음에 혼자 뛰쳐나오는 것같은

그런 기분을 많이 느낀다.



그래도 그동안 찜찜해했던 그 곳에

안부의 말을 쓰고 돌아왔다.



^^

돌아왔다고 하니

마치 집을 떠났다가 다시 온 것같은 기분이다.



세상엔

하기 전엔 엄청날 것같은 일들이

하고 나면 그저 그런 거였던

단지 그런 거였던

그런 일들이 참 많다.



오늘 처음으로 장애인센터에 작업자의 위치로 갔다.

그전엔 일을 돕는 사람이었고

정체를 모르는

그저 웃기만 하는 사람이었는데

난 오늘 카메라를 들고

그리고 카메라로 직접 센터의 회원들을 찍으면서

카메라를 든 사람으로서 대화를 했다.



카메라를 든 가방을 어깨에 메고 있으면서도

그 가방에서 카메라를 꺼내기까지

정말 많은 생각을 했다.



첨엔 촬영을 하고 싶은 그 마음을 다스리면서

'그래, 배웠던 것처럼 상황을 장악해야 하는 거야.

지금 이 일은 또 일어날 수 있으니까

난 이 일을 그냥 겪고

나중에 좀더 준비해서 찍는거야'

이러저러한 생각을 막 하려고 했지만

난 끝까지 참아내지 못했다. (히히)



그리고 카메라를 꺼냈을 때

회원들은 환호를 하며 내게 말을 건넸고

(뭐...신기한 물건이었으니까)

난 그때부터

내가 해야할 말인지,아닌지도 모르면서

막 지껄였다.

그러고 나니 좀 편안해졌다.

나중에 이 결정을 후회할지 잘 모르겠다.



난 어쨌든 장애인센터의 회원들에게

내가 가진 카메라에 대해서 말을 했고

그리고 그 카메라가 앞으로 매일매일

여러분들의 생활을 찍을 거라고

그렇게 말을 했다.



그런 다큐멘터리가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그냥 그러고 말았다.

사실 내일부터 어찌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지금

내가 오늘 한 행동도 잘 정리가 안되지만

이렇게 쓰는 이 글도 잘 정리가 안된다.



To be continu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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