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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정숙씨의 사망사건을 보며.......
번호 34 분류   일반 조회/추천 271  /  112
글쓴이 손찬송    
작성일 1999년 09월 15일 06시 49분 58초
이정숙씨 사망 사건을 보며

오늘도 난 인터넷을 여행했다. 이 지겨운 밤을 어떻게 하면 유익하게 보낼수 있을까? 요즘 밤만되면 고민이 된다. 오늘은 무슨 내용으로 푸른영상회원들을 만날까? 이런 생각으로 여기저기 사이트를 막 뒤적이다가 이정숙 사망 사건이라는 글을 보게 되었다. 얼마전 뉴스에서 무심코 지났쳤던 보도 내용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지금 이순간에도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는 가진자의 폭력앞에 무참히 쓰러져가는 사람들....... 그들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나. 내가 갖고 있는 행복을 지키기위해 살 수 밖에 없는 현실. 하지만................



기지촌에서 벌어지는 사건은 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재발의 가능성은 항상 내재해 있다. 문제는 사람은 죽었는데 범인은 없고, 있다하더라도 죄지은 사람은 면죄부를 받는다라는 것. 배후에는 항상 미군이 있다는 사실. 지금도 이정숙씨와 같은 운명에 처할줄 알면서도 살아갈 수 밖에없는 우리의 동두천 여성들. 가슴이 아플 따름이다. 이 땅에서 왜 미군이 철수해야만 되는지 이해하면서도 잠재의식속에서 "미군반대"하면 거부감을 느껴야만 했던 학창시절의 철없는 내 행동이 부끄럽다. 단지 서로의 이론적인 견해의 차이로 규정되어버린 지나온 내 모습이 정말 수치스럽기까지 하다. 이제는 당당하게 외치고 싶다."미군철수"라고.



푸른영상 회원들과 함께 공감대를 이루고자 성명서의 내용을 올립니다. 많은 격려의 박수 부탁드립니다.



성명서



이정숙씨 사망 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라!



지난 9월 7일 화요일, 동두천에서는 한 명의 여성이 주검으로 발견되었다.

이정숙(48세). 그녀는 동두천의 기지촌 지역에 거주하던 여성으로, 작년 8월부터 새움터에서 '대통령직속 여성특별위원회'와 '실업극복국민운동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운영하는 직업재활센타에서 상근직원으로 근무하며 새로운 삶에 대한 의욕을 다지고 있었다.



사건개요

이정숙씨가 세들어 살던 집주인인 김모씨는, 9월 7일 오전 10시 30분경 며칠째 방에서 아무런 기척이 없는 것을 이상히 여겨, 화장실 옆 창문으로 안을 들여다 보았다. 집주인은 이정숙씨가 엎드려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하였으며,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집주인과 함께 문을 열고 들어가 이씨의 죽음을 확인하였다. 당일 새움터 실무자들이 직접 현장과 시신을 확인해본 바에 의하면, 이미 시신은 심하게 부패되어 있어 외상의 흔적을 파악할 수없는 상태였다. 발견 당시 시신은 입과 코가 바닥에 닿아 있는 상태로 엎어져 있었으며, 시신의 주변에는 많은 양의 피가 흘러 있었다.



의문점

1) 경찰은 조사 보고서에서 이씨가 술에 취해 침대에서 떨어져 숨진 '사고사'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침대의 높이가 50cm∼70cm에 불과할 정도로 낮았으며, 발견 당시 팔과 다리를 구부리고 엎어져 있던 점이나 출혈의 양이 지나치게 많았다는 점 등은 침대에서 떨어져 죽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경찰들은 이씨가 평소에 술을 많이 마셨다는 점을 들어 이처럼 '사고사'나 '질식사'로 추정하고 있으며 타살 의혹을 배제한 채 수사에 임하고 있다. 그러나,이씨는 사망하기 바로 몇 개월 전, 새움터 실무자와 함께 국립의료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았으나 아무런 질병도 확인되지 않았으며, 국립수사연구소 법의학부장은 부검 결과 어떠한 질병의 흔적도 발견하지 못하였으며 술을 마신 흔적도 발견할 수 없다고 발표하였다. 또한, 부패가 심하여 외상의 흔적을 발견하기 어렵다고 말하였으나, 여러 가지 의문점으로 인해 타살의 의혹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건을 은폐하려고 하고 있다.

2) 평소 이씨는 현관문만을 잠그고, 방문을 잠그는 일이 거의 없는데도 불구하고 시신이 발견될 당시에는 방문과 현관문이 모두 잠겨 있었다. 이씨의 현관문과 방문의 열쇠를 갖고 있는 사람은 이씨와 동거중이던 미군 중사뿐이었다. 그러나, 한국 경찰은 유력한 용의자인 그 미군의 신병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었으며, 이 미군을 조사한 미군 수사대(CID)에서는 어떠한 정보도 제공하지 않고 있다.

3) 용의자인 미군 중사 본인의 증언에 의하면, 사망 추정시간인 월요일에 의정부에서 훈련을 받고 있었다고 하였으며, 목요일(9일)에 부대로 복귀하자 미군수사대에 불려가서 새벽까지 조사를 받았다고 하였다. 그러나 사건 당일 현장에 나타나 이 미군이 유력한 용의자인 것을 알았던 미군수사대가 목요일까지 조사를 진행하지 않았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또한, 이 미군은 미군수사대에서 조사를 마친 후에도 자신과 2년 이상을 함께 생활해오던 이씨가 살해된 현장을 가보지 않은 채, 오후 늦게 이씨가 생전에 일하던 새움터 직업재활센타에 갑자기 나타나서 새움터 실무자들에게 알리바이를 주장하고 자신이 평소에 가지고 다니던 이씨의 집 열쇠를 유가족들에게 주고 갔다. 이씨의 주변 인물들의 증언과 상담 기록을 살펴보면, 평소 이씨는 동거하던 미군의 잦은 구타를 호소하곤 하였다고 한다. 게다가, 이씨의 사망 추정시간인 일요일 밤부터 월요일 사이의 이 미군에 대한 행적은 전혀 밝혀지지 않고 있다.

4) 평소 이씨를 알고 지내던 사람들의 증언에 따르면, 이씨는 소주만을 마셨으며 주량은 1병 이상을 넘지 못했다고 하였다. 그러나 사건 현장에는 맥주 3병이 함께 있었다는 점은 당시 누군가와 함께 있었다는 증거이다. 또한, 평소 집에 혼자 있을 때에는 상의를 입지 않고 지내던 이씨가 발견 당시 상의를 입고 있었다는 점 역시 누군가와 함께 있었을 것이라는 증거가 된다.

5) 사건 당시 이씨는 새움터 직업재활센타에서 받은 8월분 월급(50만원)중 방세(21만원)을 제외한 30여만원과 수해보상금 60여만원, 미군이 9월 3일경 주었다는 생활비 250달러 등 많은 액수를 지니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지금까지 그 돈의 행방을 찾을 수 없다. 이씨를 알고 지내던 누군가가 돈을 목적으로 이씨를 살해했을 가능성도 있으므로, 이러한 가능성에 대해서도 정확한 수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지난 1월, 동두천에서는 신차금(40세)이라는 한 여성의 죽음을 겪었다. 이 사건에 관여했던 지역 민간체들은 자체 조사과정을 거쳐 미군에 의한 살해 가능성을 강력히 주장하였으나, 결국 한국 경찰은 여러 가지 의혹만을 남긴 채 수사를 종결하고 말았다. 어디 그 뿐인가. 우리는 그 전에도 윤금이씨, 이기순씨 등의 많은 죽음을 겪었다. 그 때마다 더 이상은 이런 죽음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하자고 다짐을 했었다. 그러나 또다시 이렇게 억울한 죽음이 반복되고 있다. 바로 며칠 전까지 함께 일하던 동료를 억울하게 떠나보낸 우리들은, 다시는 이러한 일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반드시 진상을 밝힐 것을 다짐한다.



대한민국 정부 및 수사 책임자, 미군수사대에게 다음과 같이 촉구하는 바이다.



1. 이정숙씨에 대한 타살 의혹을 배제하지 말고, 주변 용의자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진행하라.

2. 사건 현장의 많은 의문점에 대해 정확하게 해명하고, 사건을 축소·은폐하려는 시도를 중단하라.

3. 기지촌 여성에게 발생하고 있는 많은 범죄를 방지할 수 있는 적극적인 대책을 수립하라.

4. 미군측은 이 사건 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미군범죄 근절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라.

5. 한국 정부와 미군측은 지금까지 해결되지 않은 미군 범죄에 대해 철저한 재조사를 실시하라.





1999년 9월 11일





이정숙씨 사망사건 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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