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영화 '풀 메탈 빌리지'로 지난 해 10월 헤센영화상, 슐레비히 홀슈타인 영화상, 막스 오퓔스 상을 받은 조성형 감독이 지난 13일 라이프치히에서 열린 영화예술전시회에서 기록영화 부문 "길드 영화상'을 받았다. 이번 상은 관객반응을 고려하여 선정하였기 때문에 앞으로 독일바깥시장 배급 조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해 10월 조성형 감독이 받은 헤센영화상은 다큐 분야만이 아니라, 다큐와 극영화 분야를 통틀어 받은 대상이었다. 당시 심사위원들은 '마음을 따뜻하게 해 주는 영화', '극장에서 상영하기 좋은 다큐영화', '다큐의 새로운 지평을 연 영화'라고 했다.
이어 11월에 받은 슐레비히 홀슈타인 기록영화상은 영화의 무대인 독일시골 '바켄'이 있는 주 슐레비히 홀슈타인 지역 영화진흥원으로부터 받은 상으로 기록영화영화로서의 인정을 뜻한다. 세번째 큰상, 올해 1월에 조성형 감독이 받은 막스 오퓔스 상은 독일어권 신인감독으로서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영예로서 이미 언론에 어느 정도 알려진 조 감독은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프랑크푸르트 룬트샤우 등의 지역 출판 전국지 뿐 아니라 텔레비전과 각종 인터넷 포탈에 인기 인터뷰 대상이 되었다.
작품성과 대중성을 두루 고려한 "예술영화상"
이번 "예술영화상"은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라이프치히에서 열리는 영화예술전시회에서 13일에 수상자를 공개했다. 이 상은 대안극장과 예술영화전용관들이 모인 길드 영화 협회에서 주는 상으로 1977년 이후 30년의 전통을 자랑한다. 특히 작품성과 대중성 즉 관객반응을 두루 살펴 선정하는 이 상은 독일국내 영화시장 진출을 성공적으로 한 '풀 메탈 빌리지'에 해외시장진출의 날개를 달아주었다.
이 상의 무대가 된 제7회 라이프치히 영화예술전시회는 올해 50편 가량의 영화를 상영하고 워크셥과 세미나를 통해 의견을 교환하는 장소며 영화의 예술성과 대중성의 만남을 위한 토론이 진행되는 곳이다.
지난 1년간 조 감독이 받은 세번의 영화상이 '풀 메탈 빌리지'의 작품성, 기록성, 조 감독의 작가성을 공적으로 인정한 과정이라면 이번 상을 통해 작품의 재미가 인정되었고 이로써 조 감독과 그의 작품의 장점은 다각도에서 충분히 검증된 셈이다.
올해 초 2월의 프리뷰 때만 하여도 배급사를 고르지 못해 제작사가 직접 배급 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이 있었으나, 이어 4월, 'JSA', '빈집' 등을 상영한 바 있는 대안극장 '하모니' 극장에서 조 감독의 첫 장편영화인 이 '풀 메탈 빌리지'가 상영된 때에는 이미 헤센 지역 유명 정치인과 문화인으로 꽉찬 영화관은 화게가 되었다. 이윽고 승승장구한 '풀 메탈 빌리지는 올 8월에는 독일 내 여러 도시 '오픈 에어 키노'에서 상영되었다. 수영장 풀밭이나 고성의 언덕에서 펼쳐지는 오픈에어 키노는 날씨가 그리 나쁘지 않으면 수천명이 모이는 곳이다.
기록영화 속에 번득이는 고향의 원형
' 풀 메탈 빌리지'가 '사랑스런 영화',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영화', '기록영화의 지평을 바꾼 영화' 등의 극찬을 받으며 그처럼 다각도에서 인정받는 이유는 뭘까? 매년 4만 명 해비메탈 팬들이 몰려오지만 1800명 주민들이 사는 조용한 시골 바켄이란 곳의 평화공존의 모형도 그러하려니와, 정작 그 영화를 다각도에서 인정하게 하는 것은 바로 영화 속에 들어있는 감독의 강렬한 시선이다. 그러니까,
바람부는 어두운 풍경 속의 옥수수밭, 두둥실 흰구름 떠가는 푸른 하늘, 정물화 같은 마을 풍경, 사람들 사이에 오가는 관심, 호기심, 두려움 등이 감각있는 커트를 통해 영화 속을 번득이고 나가는 자리 같은 것이다. 다르고 다른 것들이 그렁저렁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확신과 희망, 고향의 원형 같은 것 아닐까?
독일영화계가 '풀 메탈 빌리지'에 거듭 부여하는 큰상은 소재의 특이성이라는가 주제의 보편성 때문만은 아니라, 바로 그러한 작가정신에 깜짝 놀란 독일인들이 보내는 인정과정이라 해야겠다. 특히 독일의 과거사로 인해 '고향'이란 개념에 대해 불편한 기억을 갖고 있는 독일인들에게 조 감독은 텔레비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독일인들은 외국인더러 자꾸 자꾸 적응 잘 하라고 한다. 그렇지만 독일인 스스로가 고향을 모른다면 도대체 우리는 어디로 적응하라는 말이냐?"
'풀 메탈 빌리지'는 고국에 살고 있는 코리아인에게는 고향 떠나 이국에서 오래 살고 있는 코리아 여성감독 조성형의 '고향 이미지'를 만나는 기회를 주기도 한다. 영화는 10월 오스트리아 개봉을 앞두고 있으며, 올해 부산영화제에서도 상영될 계획이다.
프랑크 푸르트 이은희님이 쓰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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