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비는 마음...,
문익환
개똥같은 내일이야
꿈 아닌들 안오리오마는
조개 속 보드라운 살
바늘에 찔린듯한 상처에서
저도 몰래 남도 몰래 자라는
진주같은 꿈으로 잉태된 내일이야
꿈 아니곤 오는 법이 없다네.
그러니 벗들이여!
보름같이 뜨거운 정화수 한대접 떠놓고
진주같은 꿈 한자리 점지해 줍시사고
천지신명님께 빌지 않으려나!
벗들이여!
이런 꿈은 어떻겠소?
155마일 휴전선을
해뜨는 동해 바다쪽으로 거슬러 오르다가
푸른바다가 굽어 보이는 산정에 다다라
국군의 피로 뒤범벅이 되었던 북녘땅 한삽
공산군의 살이 썩은 남녘땅 한삽씩 떠서
합장을 지내는 꿈,
그 무덤은 우리 5천만 겨레의 순례지가 되겠지.
그 앞에서 눈물을 글썽이다 보면
사팔뜨기가 된 우리의 눈들이 제대로 돌아
산이 산으로, 내가 내로, 하늘이 하늘로
나무가 나무로, 새가 새로, 짐승이 짐승이
사람이 사람으로 제대로 보이는
어처구니 없는 꿈 말이외다.
그도 아니면 이런 꿈은 어떻겠소?
철들고 셈들었다는 것들은 다 죽고
동남동녀들만 남았다가
쌍쌍이 그 앞에 가서 화촉을 올리고
-그렇지 거기는 박달나무가 서 있어야죠-
그 나무 아래서 뜨겁게들 사랑하는 꿈,
그리고나서
동해바다에서 치솟는 용이
품에 와서 안기는 태몽을 얻어
딸을 낳고 아침햇살을 타고 날아오는
황금빛 수리에 덮치는 꿈을 꾸고
아들을 낳는
어처구니없는 꿈 말이외다...
-위 시는 고려대 4.18기념관에서
늦봄 문익환 목사 6주기 추모(공연)에 즈음하여 소개되었던 시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