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다큐멘터리 제작 집단 다큐이야기입니다.
지난 2001년 12월 17일 오태양이란 분이 양심적 병역거부를 선언했습니다.
오태양씨는 부처님의 불살생의 가르침을 받들어 살아가고 있는 독실한 불교신자로 평화주의자이며 채식주의자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군입대를 할 경우 평화와 채식주의 등 자신의 삶에 대한 신념이 강제적으로 무너지게 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을 하게 된 오태양씨는 군입대 당일 논산 훈련소 대신 국가인권위원회로 향해 자신의 입장을 밝히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단순히 한 종교(여호와의 증인)만의 문제로 이야기되던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이란 주제는 우리 모두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가 되었습니다. 오태양씨는 선언 이후 자신 스스로의 양심에 따라 대체복무의 형식으로 보문동 노숙자쉼터 '아침을 여는 집'에서 봉사를 하다가 지금은 미아동 '자비의 집'에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자신의 양심적·종교적 신념 때문에 차마 총을 들 수 없었던 1,600여명의 사람들이 감옥에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이미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은 보편적 인권으로 자리잡아나가고 있습니다. 심지어 중국과의 대립으로 우리와 비슷한 정치·군사·문화적 환경을 가지고 있는 대만도 이미 대체복무제를 시행해서 양심적병역거부자들에게 사회봉사로서 병역을 대신하게 합니다.
이제 우리도 개인의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를 인정하고 감옥이 아닌 사회봉사의 기회를 그들에게 주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다큐이야기에서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 확보와 대체복무제 도입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더 이상 늦추어져선 안된다는 결의 하에 2002년 첫 작품으로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의 이야기 '총을 들지 않는 사람들(가제)'을 택하고 현재 촬영을 진행 중입니다.
한편 <(가칭)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 실현과 대체복무제도 도입을 위한 연대회의>가 오는 1월 30일, 많은 시민·사회단체의 참여로 발족기자회견을 합니다. 이 기자회견에서는 연대회의를 지지하는 1000인의 발족선언이 있을 예정입니다.
현재 다큐이야기에서는 독립영화계를 중심으로 많은 분들이 이 선언에 함께 참여하시도록 알려내는 일을 통해 힘을 모으고 있습니다.
아래 선언문은 발족식에서 선언될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 인정 및 대체복무제도 도입을 촉구하는 1000인 선언'으로서 이 내용에 공감하는 분들의 연명을 받고 있습니다. 연명에 동참하실 분들은 답신을 보내주세요. 성함과 어떤 일을 하시는 분인지에 대한 간단한 설명만 보내주시면 됩니다. 또한 주위에 많은 분들에게도 널리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답신은 docustory@hanmail.net으로 메일을 보내주시거나
http://www.docustory.com의 게시판을 통해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관련자료도 다큐이야기에 올려놓았으니 참고해주세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 인정 및 대체복무제도 도입을 촉구하는 1000인 선언]
지난해 자신들의 교리에 따라 집총을 할 수 없다는 여호와증인들의 사연이 각종 언론을 통해 보도된 뒤 한국 사회에는 또 하나의 인권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최근 널리 알려진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의 존재가 그것이다. 이들은 지금까지 한국 사회의 광범위한 종교적 편견과 전통적 국가안보관에 의해 국군 창설이래 1만 여명을 헤아리는 수많은 병역거부자들이 존재해 왔음에도 제대로 된 논의는커녕 그 존재조차 감추어 왔다.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이란 자기 자신의 '양심'에 근거해 징집과 같은 병역의무를 거부하거나 전쟁 또는 무장출돌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거부하는 행위를 행하는 자이다. 한국의 병역거부자들은 대한민국의 신체 건강한 남성이라면 누구나 가야만 하는 군대를 거부했으며, 이에 대한 대가로 대한민국 실정법을 어긴 죄인이 되어 교도소로 격리되어야만 했다.
현재 1600여명에 이르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이 병역을 기피했다는 이유로 전국 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하고 있으며, 그 숫자는 매년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사면, 복권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전과의 딱지를 단 채 사회적 차별을 감수하며 살아가고 있다. 더욱이 보편적 가석방 기준에서도 제외되어 현역병 복무기간보다 긴 27개월 이상의 형을 살아야 비로소 가석방되는 부당한 차별을 받고 있다. 부자가 대를 이어 복역을 하기도 하고 형제가 연이어 같은 이유로 징역을 살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최근 이와 같은 병역거부자들에게 6개월의 형량을 감해주는 전향적인 판결이 있기도 했지만, 정부 차원에서는 아직까지도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과 거부자들의 인권에 대한 논의가 전혀 진행되고 있지 못하다.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이 보편적인 인권으로서 자리잡아 나가고 있는 국제적인 추세가 무색할 정도로, 한국 사회는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양심의 자유가 “내심에 그치는 한에서만 제약을 받지 않을 뿐이지, 양심이 소극적으로건 적극적으로건 외부로 표출될 때는 제약을 받을 수 있다”는 보수적인 견해를 고수하고 있다.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의 양심을 존중하면서 동시에 이들이 다른 방식으로 국가에 봉사할 수 있는 합리적인 제도 마련이 근본적으로 봉쇄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전세계적으로는 약 40여 개 나라에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을 헌법 및 각종 하위법을 통해 인정하고 있으며, 나아가 거부자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군대내 비전투 분야 복무나 혹은 양로원, 장애인 시설 등의 사회복지 기관에서 국방의 의무를 대체할 수 있도록 하는 대체복무제도를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또한 유엔을 비롯한 각종 국제기구에서도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을 양심에 기초한 이성과 원리에 따른 정당한 인권으로 인정하고 있으며, 기간 각종 결의안 등을 통해 각 국가에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의 인정 및 그에 상응하는 적절한 제도 마련을 강력하게 권고하고 있다.
2000년 대만에서는 포괄적 대체복무제도를 도입하여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의 인권현실을 크게 개선한 바 있다. 중국과의 군사적 대치상황과 남성중심적인 병영국가이자 한국과 비슷한 처지의 대만에서 대체복무제도를 도입할 수 있었던 것은 효율적 자원의 배분이라는 실리주의와 더불어 군사훈련을 받지 못하겠다는 이유로 감옥에 수감되고 있는 병역거부자들의 인권 문제에 관심을 기울인 결과이다. 더욱이 독일의 경우는 헌법에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이 명시되어 있으며 전체 병역의무자의 30%에 이르는 많은 수의 대체복무자들이 존재한다. 또한 그 복무 분야도 사회복지 분야 전반으로 매우 확대되어 있으며 이들의 존재가 복지국가 독일을 건설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체복무제도는 비단 대만, 독일뿐만 아니라 덴마크, 오스트리아 등 전 세계 20여 개 국가에서 이미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제도이다.
지금 한국에서는 매년 600명 이상의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이 총을 드는 대신 교도소로 향하고 있으며 1600여 명이 현재 교도소에서 수감중이다. 징병제가 도입된 이래 이들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의 수는 계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그리고 최근 평화운동가이자 불교신자인 오태양씨의 병역거부 선언으로 이 문제가 비단 특정 종교에 국한된 문제가 아닌 입영을 앞둔 청년들의 양심과 실천의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지금까지 이들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의 문제는 인권의 차원에서 출발한 사회적인 논의였기보다는 특정 종교의 고유한 행동만으로 인식되어 왔다. 그리고 이러한 편협한 인식과 논의의 부재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과 관련된 사회적 접근과 실천적 논의를 가로막아 왔다. 하지만 이미 공익근무요원, 병역특례제도 등 현 병역법에 보장된 각종 대체복무제도가 현존하는 우리의 현실에서 병역거부자들의 인권개선을 위한 대안 마련은 오히려 대만보다 더욱 빠른 진척을 가져올 수 있다. 특히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의 실현과 대체복무제 도입이 "남북대치 상황으로 인한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는 민주주의에 기반한 사회적 합의와 합리적인 제도 마련을 통해 충분히 극복될 수 있으며, 이미 대체복무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많은 국가의 사례는 이러한 우려가 군사주의에 기반한 기우에 불과하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어떠한 경우에서건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양심의 자유는 존중받아야 마땅하며,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을 사회로부터 격리, 배제하는 국가권력과 사회문화적 폭력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 언제까지 이들의 양심을 철창 속에 가두어둘 생각인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와 같은 소수자의 인권을 존중하고 보호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민주사회, 인권국가가 짊어져야 할 중요한 책임이다. 개인의 양심을 존중하면서도 국가의 이익에 배치되지 않는 방법이 있다면 그것은 적극적으로 고려되고 실천되어야 할 것이다.
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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