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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0일 조퇴 투쟁을 맞아 국민여러분께 드리는 글
번호 1631 분류   일반 조회/추천 515  /  190
글쓴이 참교육영상집단    
작성일 2001년 10월 10일 12시 13분 30초
10일 조퇴 투쟁을 맞아 국민여러분께 드리는 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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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산이 붉게 물드는 가을, 결실의 계절 가을은 어김없이 올해도 찾아왔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마음은 계절만큼 넉넉하거나 풍요롭지 못합니다.

미국이 당한 사상 초유의 테러와 그 보복으로 이루어진 전쟁상태, 그것으로 인한 세계 경제의 침체와 우리 정치, 경제의 혼란스러움은 우리의 마음을 우울하게 만듭니다. 거기다가 이용호 게이트다 뭐다해서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부정, 비리 사건은 우리 사회의 도덕적 해이가 극에 달해 있음을 반증하며 그것을 가지고 민생은 뒷전에 둔 채 정쟁만 일삼고 있는 여야 정치권의 행태는 실망을 넘어 우리를 절망케 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교육도 마찬가지로 혼란 스럽습니다.

이 정부가 들어서며 시행한 교육정책의 실패는 학생은 말할 것도 없고 학부모, 나아가 국민 전체를 혼란속에 빠뜨리고 있습니다. 오죽하면 학교붕괴나 교육이민이란 말까지 생겨났겠습니까. 이런 상황에서 학교에서 아이들을 직접 가르치는 우리 교사들의 갈등과 고충은 오죽하겠습니까.

아이들 모두를 사랑하며 더불어 함께 살아갈 참교육을 학교에서 실현시켜야 하는 우리 교사들은 경쟁위주의 현 교육정책과 맞부딪치면서 절망하고 있습니다.

학교간 경쟁을 유발시켜 초중등학교를 입시 전쟁터로 만들 귀족학교인 자립형 사립고의 도입이 그렇고, 교사간의 경쟁을 통해 교무실을 황폐화시킬 성과상여금의 도입이 그렇습니다.

이미 초중학교에 시행되고 있고 내년부터 고등학교에도 적용될 7차 교육과정도 현재의 우리 교육여건으로는 실현 불가능할 뿐 아니라 그 폐해가 불을 보듯이 뻔한데도 관료주의적 태도로 강행하려는 현정부의 태도는 공교육이나 평등교육은 아예 포기한 것입니다.

지금의 교육의 가장 큰 문제는 초등학교의 교사부족 현상이고 수시모집 등으로 인한 대입제도의 혼란인데 그 직접적 원인이 되는 이 정부의 교육정책과 그 책임을 맡았던 이해찬 전장관은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이러한 모든 교육정책의 실패는 교육을 시장에 맡겨 공교육에의 국가 부담을 줄여보겠다는 신자유주의 정책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우리 전교조는 그 부당성을 지적하고 노동조합의 의무이자 권리인 단체교섭을 통해 해결하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기울였지만 교육인적자원부는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교섭을 회피하거나 해태해 왔습니다.
또 우리는 사안별로 정부가 마련한 여러 위원회 등에 참여하여 우리 10만 조합원의 모아진 뜻을 전달했지만 교육부는 우리를 늘 들러리로 삼을 뿐이었습니다.

국민여러분!

지난 10 여년간을 오로지 참교육의 일념으로 활동해 온 우리 전교조가 이제 합법조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겠습니까.

법의 테두리 안에서 우리의 참 뜻을 이 정부에게 보여줌으로 허물어져가는 교육을 지키는 일, 그것이 바로 책임있는 노동조합인 전교조의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10일) 전국 지역별로 실시되는 조퇴투쟁은 미리 공문을 통해 수업을 당겨서 하거나 다른 대책을 강구하게 함으로 학교가 혼란에 빠지거나 아이들의 학습권을 침해하는 일이 없도록 계획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미 이와 비슷한 정책을 시행한 다른 나라에서 많은 교훈을 받고 있습니다.
영국은 대처정부하에서 실시되었던 신자유주의에 의한 교육정책으로 반수에 가까운 교사를 비정규직화(계약제, 파트타임, 순회제, 격일제 등등)함으로 교육의 안정성과 책임성이 없어졌으며 지금은 영어도 잘 못하는 필리핀, 우즈베키스탄 등에서 교사를 수입하고 있어 아이들 교육이 황폐화되고 있습니다.

블레어가 현재는 제3의 길을 외치며 선회하고 있지만 한 번 받은 상처의 치유는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이에 비해 프랑스는 교사와 학생, 학부모 모두가 나서서 오히려 국가의 교육재정 투자를 늘려 공교육을 강화하는 쪽으로 학교를 지켜내었습니다.

각기 제나라의 특성에 맞는 정책이 교육주체들의 합의에 의해 입안되고 시행되어야 합니다. 현장의 체험에 근거한 책임있는 교사들의 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으면 그것이 어찌 올바른 정책이라 하겠습니까.

국민여러분!

굼벵이가 매미가 되기 위해서는 등가죽이 찢어지는 아픔을 견디어야 합니다. 그만한 대가 없이 무슨 아름다운 결과를 기대하겠습니까. 우리는 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입니다. 우리만큼 우리 교육의 문제점을 잘 아는 사람도 없습니다.

지금의 교육위기는 잘못 대처하면 또 다른 교육대란을 일으킬 것입니다.

국민들의 학비(사교육비 포함) 부담도 엄청나게 늘고 아이들은 입시전쟁터로 내몰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을 막을 대안은 국가의 교육에 대한 투자를 단기간에 획기적으로 늘여 (GDP 6% 이상) 학급당 학생수 감축 등 공교육을 강화하는 일이며, 지금 잘못 시행되고 있는 교육정책들을 수정하거나 포기하는 일입니다.

힘을 모아주십시오.

교육전문직 노동자로 아이들을 잘 가르치며 평생을 살겠다고 다짐하고 나선 우리 교사를 믿으시고 우리에게 우리 교육을 맡겨 주십시오.

그동안 정책의 잘못이나 우리 교사들 일부의 문제로 심려를 끼쳐드리기도 했습니다만 지금 우리는 더욱 책임있게 우리 교육을 감당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번 집단 조퇴와 10월 26일 7일 양일간 벌어지는 교육주체결의대회도 우리 교육의 올바른 방향 잡기를 위한 불가피한 일이라 여기시고 이 아픔이 우리 아이들을 더욱 올곧게 키우는 길임을 믿고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희는 이것만은 약속 드릴 수 있습니다.
어떠한 일이 있어도 저희 교사들의 이익만을 위해 행동하지 않겠습니다.
오히려 저희가 희생하더라도 참교육을 위해 우리의 본분을 다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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