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니리포터
미국은 자제해야 한다
테러리스트의 미국공격을 두고 전세계가 이목을 여기에 집중하고 있다. 미국의 식민지 모국이었던 영국 역시 희생자도 많은 것으로 예상되며 테러리즘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영국 언론 역시 이 문제를 집중 보도하고 있다. BBC의 경우 그 접속이 여의치 않을 정도이다. 이곳 언론의 반응은 어떤지 영국의 대표적 신문의 하나인 가디언 9월 12일자 사설을 소개한다.
가디언 지는 하루에 통상 3개 정도의 현안들을 사설로 다룬다. 11일 오후에는 영국 남단 항구도시인 브라이튼에서 노총(TUC) 총회가 있었고 이 자리에 블레어 총리가 참석하여 민영화를 위주로 한 공공개혁에 대한 노조의 반발를 무마하기 위한 연설을 할 예정이었다. 블레어 총리는 노동계의 지지 철회 움직임을 무마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러나 미국사태 때문에 취소되었다.
가디언 지는 이곳 정보기관인 M15에 30여년 간 근무하고 여성으로서는 그 최고직위에까지 오른 스텔라 리밍턴이 쓴 회고록을 미리 독점 입수하여 월, 화, 수, 3일에 걸쳐 요약 게재하고 그 분석기사도 실어왔다.
그러나 오늘은 가디언지도 모든 기사를 물리치고 여러 페이지에 걸쳐 미국이 테러 공격받은 이 사건을 집중보도하였으며 사설도 이 한가지 문제만을 다루었는데 사설은 이 사건에 대해 애도를 표하면서도 미국의 자제를 호소하고 있다.
가디언 사설 전문
온갖 공포가 뭉쳐진 사건-그러나 고통 속에서도 냉정하라
미국은 어제 예상치 못한 적의 공격으로 인해 전쟁상태에 빠져들었다. 그간 미국이 관여해온 다른 분쟁지역과 달리 이번에는 클랙슨 소리도 공습경보도 적대선언도 전쟁선포도 없이 다른 어떤 선행하는 전쟁의도 표명도 하지 못한 채 전쟁에 빠져든 것이다.
이번 경우는 단순히 차량 폭발사고도 아니며 미국의 군함이나 대사관에 대한 은밀한 공격도 아니며 총잡이 한 사람이 미국의 외교관이나 기업인을 대상으로 한 것도 아니었다. 어제 당한 공격은 한마디로 말해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다.
어떤 경고의 흔적도 찾아볼 수 없으며 전적으로 상징적인 가치에 따라서만 여러 목표물이 선택되었으며 인정사정도 없이 피해를 최대화하며 사상자 수를 가능한 한 가장 많게 하고 가장 커다란 테러 수준을 이룩하기 위해서라는 분명한 의도를 갖고 저질러졌다.
1941년 당시 미국 진주만의 태평양 함대의 해군들조차도 너무 늦게였긴 했지만 누가 공격하는지를 알았다. 그들이 사태 진행에 관해 깨닫게 되었을 때 그 이유를 알었다. 그리고 그들은 거기에 대응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았었다.
어제 당한 정말 전율과 공포로 가득 찬 사건이 가져다 준 공포감의 가장 큰 원인은 얼굴도 이름도 없이, 그리고 의미도 그 이유도 없이 닥쳐왔다는 점에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테러리즘은 결코 이성적인 행위가 아니었다. 테러리즘의 개념상 그것은 인간성을 부정하는 것으로서 생명, 정서, 분별심 등과는 정반대 되는 것이다.
이것은 지난 4월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이 "고질병"이라고 지적한 바와 같다. 어제 사망하거나 다친 아직 그 수도 알 수 없는 많은 사람들에게 그리고 이 엄청난 살상행위의 여파로 남은 생을 고통스럽게 살아갈 사람들에게 우리는 깊은 애도를 표하며 아픔을 같이 하고자 한다.
이런 겁쟁이의 공격을 감행한 사람들에게는 오로지 경멸감만을 보내고자 한다. 그리고 영국과 영국국민들은 테러리스트들의 분노를 전혀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이 사건에 누가 책임이 있는지 찾아내는데 있어서 최선을 다해 미국정부를 도와야 한다고 확신한다.
과거에는 미국과 그 정부와 국민들은 그렇게 해줄 만한 자격이 없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누구도 오늘 이 즐비한 시체들과 눈물들에 대해 어떠한 정당화도 변명도 할 수 없다.
뉴욕 스카이라인을 통하여 전개된 연속된 공포가 보여준 것처럼 처음에 도대체 믿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마치 헐리우드 영화에서 억지춘향 식으로 꾸며댄 재난 장면처럼 비행기 충돌로 추정되는 원인에 의해 국제무역센터 건물에서 폭발사고 있다는 보도가 들어왔다.
그 다음 카메라가 도착하고 TV 생방송과 해설방송이 시작되었으며 그리고 또 다른 비행기가 어디선가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어느 현장기자는 "둘째 비행기는 서쪽에서 커브를 그리며 다가왔으며 두 번째 빌딩에 직접 맞부딪쳤으며 최초 충돌한 부분 바로 그 아래를 스쳤던 것으로 보였습니다. 고의로 목표물에 정하고 부딪친 것이었습니다"라고 보도했다.
두 번째 빌딩에서 갑작스럽게 화염이 치솟아 올랐으며 이어서 두 빌딩 모두 화염에 휩싸였다. 살갗을 태우는 화염으로 죽음으로 내몰린 사람들이 불타오는 고층에서 뛰어내렸다. 이렇게 사람들이 떨어질 때마다 커다란 비명소리가 아래에 있는 사람들로부터 나왔지만 다 아는 것처럼 이것은 서막에 불과하였다.
몇 분 후에는 워싱턴의 펜타곤에 화재가 일어났다, 다른 납치된 비행기가 이곳에 곧장 충돌했기 때문이다. 일부 보도를 보면 국방부 고위관리들이 비행물체가 또 다가오고 있다는 경고를 받았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대조차도 이를 멈추게 할 수는 없었다. 그 후 곧 국무부에서 폭탄이 터졌으며, 백악관, 재무부, 미국 연방정부의 다른 빌딩 등에서 대규모 소개작전이 벌어졌다.
항공시스템이 폐쇄되었으며 시카고에서 로스앤젤레스 행이나 마이애미 행과 관계되는 도시들에 대해 최고 수준의 경보가 내려졌으며 월스트리트 부근의 일상업무는 모두 마비되었다. 미국의 최고 상징인 대통령조차도 흔들렸으며 무기력해지고 할 말을 잊은 것처럼 보였다.
이것은 헐리우드 감독의 환타지 영화가 아니라 정말 공포스러운 현실이었다. 정말 온갖 공포란 공포는 모두 모아다 놓은 것이었다고나 해야 했다.
뉴욕의 긴급사태 관련 기구들은 맨하탄을 분주히 가로지르며 무너진 빌딩에서 쏟아진 파편들이 새로운 위험을 낳았다. 사람들이 거리를 치우면서 공황감에 휩싸였다. 그리고 공포의 연속을 던져주기라도 하듯이 국제무역센터 빌딩 두 동의 연이은 완전한 붕괴로 이어졌다.
1993년 2월 예멘 출신으로서 사우디의 백만장자였으며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때 미국과 손잡고 이에 맞섰다가 이후 미국을 배반한 테러리스트 오사마 빈 라덴과 그의 광적인 이슬람 근본주의 추종 세력이 시도했던 바로 그 일이 마침내 실현되고 말았다.
만일 국제사회가 우리 모두와 대결하는 위협과시의 상징을 필요로 해왔었다고 한다면 바로 어제 그 공포스러운 현실화의 현장을 목격하게 되고 말았다.
이번 붕괴순간은 앞으로 오랫동안 국제테러리즘이 국제안보에 가장 큰 위협이 되었던 계기로서 오래 오래 기억될 것임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만일 피에 굶주린 이들이 미국의 앞마당으로까지 뻗어나와 이런 눈에 보이는 재앙을 또다시 폭발시킨다고 가정할 때 과연 우리들 중에 누가 안전하다고 할 것인가?
이것은 커다란 슬픔이 밀어닥친 것과 함께 당장 앞으로 닥친 많은 문제들 중의 하나에 불과하다. 미국정부가 과연 이 공격들을 미리 예방할 수 있었던가 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가 될 것이다.
이것은 문제를 깨닫지 못했던 것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자만심의 문제가 아니라는 뜻이다. 국무부는 북아일랜드에서 필리핀에 이르기까지 지구상의 곳곳에 은신하고 있는 수많은 테러집단들을 열거하면서 이론적으로라도 어느 집단이 미국 국내에서 테러공격을 감행할 수 있는지를 분석해왔다.
그리고 연례적으로 테러리즘 "지원국가들" 리스트를 공표 해왔는데 여기에는 이라크, 리비아, 수단 및 최근에는 빈 라덴이 은신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등이 포함되어 있다.
지난 5월 부시대통령은 딕 체니 부통령을 미국본토의 대테러 책임자로 임명하고 새로운 국가기관인 전국대비청을 창설하여 연방 긴급대응 및 정보수집 등의 업무를 조정하도록 해왔다.
FBI, CIA, 국방부 정보국, 국가안보청 등은 이미 엄청난 예산을 집행하고 있으며 엄청난 인력을 잠재적 위협요소들을 추적하는데 투입하고 있다. 그러나 어제 이 모든 것들이 무용지물이 되었다.
사태에 대해 낌새조차 채지 못했으며 그런 기대조차 할 수 없었다. 납치된 비행기가 나타났데도 이를 격추시키기는 커녕 단 한 대의 전투기나 폭격기조차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
이번 사건이 다시 한번 명확히 드러내주는 교훈은 다음과 같다. 즉 민간인 목표물을 향한 자살공격에 의한 테러리즘은 목표물이 아마드 샤 마수드와 같은 아프가니스탄 저항군이거나 이스라엘 경찰이나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이거나에 상관없이 도대체 거의 중단시킬 수 없다는 점이다.
테러리즘은 제어될 수 없지만 그 범인들을 찾아내어 처벌해야 함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뉴욕의 그 폐허들이 말끔히 치워지고 아직 살아 있을 지도 모르는 사람들을 구출한 그 다음에 떠오르는 아마도 가장 커다란 문제는 그럼 누구인가 하는 문제가 될 것이다.
마수드는 이번 조사에 관련이 있다. 아마도 빈 라덴의 테러집단과 탈리반과 아랍인 지지자들이 저지른 최근 테러의 희생자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3주전에 빈 라덴은 "전례 없는" 방식으로 미국의 이해관계에 대해 공격할 계획이라고 호언하였다.
하지만 이런 위협은 전에도 있었다. 그리고 어제 범죄 혐의자로는 이스라엘에게 크게 고통 당하는 이슬람 지하드 전사들 등을 포함하여 다른 여러 집단들이 거명되었다. 그러나 빈 라덴은 전과가 있다.
그는 미국 본토를 전에도 공격한 바 있다. 즉 1993년의 세계무역센터 폭발사고가 그것이다. 1998년 케냐와 탄자니아 미국대사관에 대한 그의 공격은 수백 여명의 사상자가 나는 엄청난 유혈 참극을 낳았다.
그는 작년 예멘을 방문한 미국 군함 USS 코울 호에 대한 공격을 조직했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 빈 라덴은 아주 오래 전부터 미국에 의해 국가가 아닌 것으로서는 가장 강력한 반대파로 간주되어 왔다.
그는 이토록 비인간적인 행위를 저지르는데 필수적인 현금과 인력과 맹목적인 냉혹성과 자기확신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빈 라덴이 가장 유력한 혐의자라면 역설적으로 그것은 위장된 축복일 수도 있다.
사담 후세인의 이라크나 다른 "깡패국가"는 이번 공격의 배후에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만일 그렇다고 입증된다면 이것은 미국과의 전면 보복전을 촉발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진짜 제3차 세계대전이 이어지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이토록 범인에게 털끝만큼도 동정할 수 없지만 그에게 고마워 해야 할 일은 다행스럽게도 뉴욕이나 워싱턴에서 화학무기나 생물학무기가 사용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부시대통령이 그토록 중요시해 마지않는 NMD 방어체계조차도 이런 공격을 중단시킬 수 없는 쓸모 없는 존재가 되고 말 뿐이라는 점을 익히 들어왔었을 지도 모르며 실제로 이 점을 명확히 지적해 두어야 한다.
이제는 대량살상무기와 소형 무기를 포함한 재래무기 등의 양산체제를 효과적이며 세계적 수준에서 규제하는 문제에 대해서 보다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오늘 모든 미국 국민들이 당한 상처를 과소평가해서는 안될 것이다. 하지만 막 닥쳐오는 두 가지 위험이 있다. 하나는 상처받고 당혹 속에 빠진 미국이 전세계가 적이구나 하고 확신하면서 모든 것에서 손을 떼고 자기자신 속으로만 후퇴할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최근 몇 달 동안 미국은 너무도 자주 크고 작은 현안들에 대해 동맹국이나 우호적인 국가들과 다투어왔다. 하지만 심지어는 보다 커다란 일방주의적 자세조차도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피해야 한다. 그것은 테러리스트의 승리를 의미하게 될 것이다.
그와 꼭 마찬가지로 특별히 군사적 형태를 포함하여 미국의 과잉대응은 극력 회피되어야만 한다. 당장 누군가에게 대가를 치르게 하자는 유혹이 크다.
그렇게 되면 어떻게 될 것인가? 보복에 이은 보복, 그리고 또 그에 대한 보복 ...... 이렇게 악순환에 빠지게 되고 만다. 미국은 숨을 깊이 들이 쉬라. 그리고 냉정해야 한다. 그리고 스스로 자제력을 길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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