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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평양행 발목을 잡히고..
번호 1469 분류   일반 조회/추천 704  /  230
글쓴이 김동원    
작성일 2001년 08월 17일 14시 23분 20초
안녕하세요?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는 정동진 영화제 갔다오느라, 13,14일은 평양통일대축전 참가 허/불허가 엎치락 뒤치락 하는 바람에 일주일간 잠을 거의 못잤는데 15일 아침 최종 불허결정이 나고 인천 공항에서 돌아와 16일 아침까지 물경 20시간을 통나무처럼 잤습니다. 덕분에 그간의 피로와 긴장이 싹 풀렸고 몸도 아주 개운합니다.

이번에 가면 장기수 할아버지들을 만나고 특히 작품 주인공이신 조창손선생님 댁에 가서 마지막 장면을 촬영할 꿈에 부풀어 있었는데..
북쪽 사람들과 밤새 술도 먹고 이런저런 궁금증을 풀 수 있었는데..
정말 먹고 싶었던 평양 냉면, 묘향산, 백두산도 구경할 수 있었는데..

아쉽고 분통터지는 일이지만 분단이 빚은 수많은 비극에 비하면
사소한 개인적 사건에 불과하다고 스스로 위로하고 있습니다.


제가 왜 평양을 가지 못했는지 이유와 경과에 대해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 잠시 설명 드리고자 합니다.

97년 인권영화제에서 국가보안법상 이적표현물 혐의가 있는 레드헌트를 상영했다는 이유로 서준식씨가 구속되었고 그 이후 레드헌트 전국 상영투쟁이 전개 되었죠.
그 과정에서 97년 말 인하대에서 레드헌트 상영을 했다는 혐의로 수배중이었고(저도 모르는 사이에) 98년초 인천에서 불심검문에 걸려 체포되어 경찰수사를 받았고 98년 4월(?)검찰에 출두하여 두시간 수사를 박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후로는 더이상 출두요구가 없었습니다. 제 추측입니다만 검찰은 다른 곳에서 진행중인 레드헌트 관련 재판 결과를 보고 기소여부를 결정할생각이었나 봅니다.

그러나 서준식씨도 무죄판결을 받았고 (서울지법 서부지원,1999.9.7)
그외 강릉, 춘천, 창원등 레드헌트 상영건에 관한 모든 재판에서
특히 2001.3.15 대법원판결에서도 모두 무혐의 처리 되었습니다.

저는 그 사건에 대해 까맣게 잊고 있었고 설마 문제가 되리라곤 생각하지 않았는데 14일 오후 6시경 통일 대축전 추진본부측으로부터 신원조회에서
'국가보안법관련 사건 수사중'으로 걸려 평양행이 힘들게 되었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만약 하루전에만 통보를 받았더라도 인천지검을
쫓아가던지 해서 소명자료를 챙길 수 있었겠지만 워낙 시간이 없었습니다.
혹시나 하고 인천공항까지 나갔는데 비행기표도 나오고 해서 다시 희망에 벅찼지만 끝내는 불가로 결정났습니다. 억지 웃음띈 얼굴로 다른 사람들을 환송했지만 버스를 타고 돌아오는데 그만 눈물이 핑 돌드군요.

현재 저의 평양행 발목을 잡은 인천지검에 대해 인권운동 사랑방과 상의하여 직무유기,혹은 손해배상등으로 소송을 낼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국가보안법관련 사건들은 수사도 없이 몇 년씩 계류하고 있는 관행에 제동을 걸기 위함이죠.

여러분의 응원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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