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가 만든 '열린채널' 5일 첫선
`보기만하는 수동적인 시청자는 이제 그만.'
한국방송 <열린채널>(토 오후 4시30분)은 오는 5일 첫 시청자참여 프로그램으로 한국여성단체연합이 만든 `호주제 폐지, 평등 가족으로 가는 길'을 선보인다.
`호주제 폐지…'는 남성만 가족의 법적 대표가 되도록 만들어진 호주제가 가정과 개인에게 드리운 문제점을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이혼한 뒤 아이를 도맡아 키우지만 아이의 동거인으로 남을 수 밖에 없는 어머니의 고통 등이 인터뷰를 통해 생생하게 전달된다. 호주제가 남아선호사상을 부추긴 점도 꼬집었다.
이어 “호주제 폐지…”는 조선시대에 남편이 숨졌을 때 부인이 호주가 됐던 사례를 담은 <조선사법협회잡지>를 인용해 호주제가 우리나라의 전통이라는 논리를 반박했다. 현재의 호주제는 일제의 통치수단으로 도입된 점, 정작 일본에서는 1948년 호주제가 폐지돼 남성과 여성 누구나 가족을 대표할 수 있게 된 것도 다뤘다.
또 `호주제 폐지를 위한 시민연대' 발족이나, 무호주 신청을 한 배선희, 지용호 부부의 사례를 통해 호주제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소개했다.
비전문가가 만들면 프로그램의 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한국여성단체연합이 10개월 동안 공을 들인 “호주제 폐지…”는 깔끔한 편집과 컴퓨터그래픽의 적절한 활용 등을 통해 30분 동안 주제를 자연스럽고 명확하게 전달한다.
`호주제 폐지…'가 방송을 타기까지 걸림돌도 많았다.
지난해 6월부터 한국여성단체연합은 `호주제 폐지…'의 제작·기획에 들어갔지만 곧 촬영, 편집 등 전문적인 기술의 한계에 부닥쳤다. 여연 산하 영화모임 등에 도움을 청했지만, 공중파에 방송될만한 질을 보장할 수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결국 독립영화를 전문적으로 만드는 `푸른영상'이 제작에 합류해 문제를 풀었다.
`호주제 폐지…' 제작에 참여한 푸른영상 오정훈 감독은 “한국방송은 완성된 작품만 받고 있지만 제대로 된 미디어 교육기관마저 없는 상태에서 개인이 이런 작품을 만들기는 불가능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열린채널>의 이상출 피디는 “한국방송의 편집 시설이나 인원 등 역량을 감안하면 한국방송이 제작에 간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박차옥경 미디어홍보부장은 “시청자 참여프로그램은 여성, 장애인 등 이른바 비주류가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창구가 되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시청자를 대상으로 한 미디어제작 교육이 선행되고, 시청자가 이용할 수 있는 편집기 등 장비도 마련되야 한다”고 말했다. 시청자참여 프로그램 문의:(02)781-1321, www.kbs.co.kr. 김소민 기자pretty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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