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사무실에서 누구도 시키지 않은, 그다지 급할 것도 없는 일들을 붙잡고 앉아 있다. 집에 서둘러 들어갈 꺼리도 없는데다 이곳에 앉아있는 시간이 내게 맞춤하고 맘 편안하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그런 맘 맞는 일들과 선배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생활의 문제는 고민으로 남고..
이곳의 선배들 역시 집에서들 "그만 두고 직장 다녀라"고 성화라는 말들이
익숙하게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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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으로만, 관객으로만 다가서던 독립영화인들의 세계를 안에서 가까이 할 수 있다는 것도 기쁨이고 사회운동 세력의 흐름을 탈 수 있는 것에도 소중함을 느낀다..
무엇보다 몇 번 안되긴 했지만 그간 연락이 뜸하던 회원언니,오빠들에게 이젠 회원이 아닌 푸른영상 일원으로 연락하는 거라며 안부인사겸 전할때,
흔쾌히 반겨주는 그 목소리들..
이제 그 목소리들을 생활에 매여 멀리 하게 되지 않고, 일상적으로 가까이 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가슴 깊이 따사로움이 전해져오고..
오늘 사무실엔 작년,올초에 함께 일하던 선배와 일관계로 안면을 튼 반가운 손님이, 그야말로 일관계로 혹은 다른 사람을 만나러, 내겐 아주 우연한 만남으로 찾아왔다..
이런 연장선..
마음 속 한 켠에 아쉬움과 답답함으로 남아있던 '내가 떠난 그 곳'에 대한 부채감을 이 곳에서 두 발 딛고 건강하게 생활할때.. 떠난 것이 아니라같은 연장선 안에 일하고 있음으로 고백할 수 있게 되리라는 것..
우연한 두번의 만남으로 다행스러움과 안도감을 느낀 하루..
오늘의 이 느낌이 새로운 후회와 스스로에 대한 실망감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하루 하루 소중하게 살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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