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영상 홈페이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Top
제목 이유
번호 122 분류   일반 조회/추천 292  /  123
글쓴이 김자영    
작성일 1999년 10월 26일 22시 31분 45초
나는 지금 사무실에서 누구도 시키지 않은, 그다지 급할 것도 없는 일들을 붙잡고 앉아 있다. 집에 서둘러 들어갈 꺼리도 없는데다 이곳에 앉아있는 시간이 내게 맞춤하고 맘 편안하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그런 맘 맞는 일들과 선배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생활의 문제는 고민으로 남고..

이곳의 선배들 역시 집에서들 "그만 두고 직장 다녀라"고 성화라는 말들이

익숙하게 들려온다.

..

팬으로만, 관객으로만 다가서던 독립영화인들의 세계를 안에서 가까이 할 수 있다는 것도 기쁨이고 사회운동 세력의 흐름을 탈 수 있는 것에도 소중함을 느낀다..

무엇보다 몇 번 안되긴 했지만 그간 연락이 뜸하던 회원언니,오빠들에게 이젠 회원이 아닌 푸른영상 일원으로 연락하는 거라며 안부인사겸 전할때,

흔쾌히 반겨주는 그 목소리들..

이제 그 목소리들을 생활에 매여 멀리 하게 되지 않고, 일상적으로 가까이 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가슴 깊이 따사로움이 전해져오고..

오늘 사무실엔 작년,올초에 함께 일하던 선배와 일관계로 안면을 튼 반가운 손님이, 그야말로 일관계로 혹은 다른 사람을 만나러, 내겐 아주 우연한 만남으로 찾아왔다..

이런 연장선..

마음 속 한 켠에 아쉬움과 답답함으로 남아있던 '내가 떠난 그 곳'에 대한 부채감을 이 곳에서 두 발 딛고 건강하게 생활할때.. 떠난 것이 아니라같은 연장선 안에 일하고 있음으로 고백할 수 있게 되리라는 것..

우연한 두번의 만남으로 다행스러움과 안도감을 느낀 하루..

오늘의 이 느낌이 새로운 후회와 스스로에 대한 실망감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하루 하루 소중하게 살 수 있기를.


  
쓰기 목록 추천 수정 답글 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