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자동차 노조원에 대한 폭력 경찰의 살인 미수를 규탄한다.
우리는 부평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우 자동차 노조원들에 대한 폭력행위"를 바라보며, 울분을 넘어선 분노를 참을 수 없어 펜을 들게 되었다. 우리는 지금까지 김대중 정부를 역대 어느 정권보다도 국민의 편에 설 수 있는 정부라고 믿었다. 그러나 김대중 정부는 많은 국민들에게 실망과 좌절만을 안겨주었다. 김대중 정권이 시도 때도 없이 주장하는 '해외 경제 신인도 제고'와 '신자유주의 정책'의 본질이 얼만큼 반노동자적인지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우리 국민들은 1997년 IMF 이후 3년이 넘는 기간동안 참으로 고통에 찬 나날을 보냈다. 우리는 김대중 정권이 경제 개혁 프로그램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리라는 실낱같은 믿음을 가지고 있었으며, 국가보안법 폐지, 국가인권위원회법 설치, 부패 방지법 제정 등과 같은 최소한의 개혁적인 법안들이 제정될 줄 믿고 있었다. 그러나 우리에게 돌아온 것은 수 만명에 달하는 해고 노동자들의 양산과, 농업 기반을 송두리채 빼앗기고 농사지을 엄두도 못내고 있는 농민들의 한숨, 그리고 차가운 시멘트 바닥에 앉아 개혁 입법을 위해 단식농성을 하는 인권활동가들에 대한 냉담뿐이였다.
그리고 지난 2월 16일로 대우자동차 부평공장 생산직 노동자 1750명에 대한 살인적인 정리해고를 단행하였다. 순환 휴직을 해서라도 노동자의 생계에 치명적인 정리해고만은 피하자는 노조의 마지막 협상 안조차 거부하고 사상 최대규모의 정리해고를 자행한 것은 김대중 정권의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의 결정판이자 '대우자동차 노동자 대학살극'이다. 노동자 1750명의 정리해고로는 대우자동차를 살리는 데 턱도 없다는 사실을 온 세상이 다 알고 있는데도 정부는 정리해고를 강행했으며, 대우차의 해외매각에만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것은 노동자들의 생존권 문제에는 아랑곳하지 않는 정권의 본질을 드러내는 사상초유의 강경한 조치이다.
2월 16일 이후 부평은 글자 그대로 '계엄상황' 이였다. '대우자동차'와 관련된 모든 집회는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불허되었으며, 부평 전역에 전경을 배치하여 무차별적으로 노조원과 시민들을 연행하였다. 그리고 이에 항의해 투쟁하는 노조원들과 시민들에게 경찰은 상상할 수 없는 폭력과 탄압을 자행하였다. 2월 16일 이후 단 4주 동안 671명이 연행되었으며, 20명이 구속되었다. 부상자의 숫자는 정확한 집계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대우자동차 조합원 중에서만 23명(경미한 환자 제외)이 부상자로 파악됐다. 이들은 경찰의 곤봉, 방패에 맞거나 경찰이 던진 돌에 맞아 △치아 부러짐 △머리 깨짐 △손가락 골절 △눈부위 상해 △어깨뼈 골절 △손목 골절 △무릎 인대 파열 △고환 상해 등의 부상을 입었다.
그리고 지난 4월 10일 우리는 참담한 상황을 목도하고 말았다. 경찰과 대우자동차에 의한 불법적인 노조사무실 출입을 통제에 대해, 대우 자동차 노조가 법원으로부터 "대우자동차 노조원 및 상급단체 성원의 노조사무실 출입을 막지 말라."는 결정을 받아내고 정당한 노조활동을 하기 위해 노조 사무실을 출입을 시도했으나, 경찰은 이를 불법적으로 막았다. 경찰의 불법적인 행동에 항의하는 변호사에게 부평 경찰서장은 "정권이 법에 우선한다."는 박정희, 전두환 살인정권에서나 있을 법한 기가 막힌 답변을 했다. 그리고 이에 항의하면서 아무런 무기도 없이, 윗통을 벗고 길바닥에 드러누워 평화적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노조원들을 향해 불법적인 행위(업무방해죄를 범하고 있는 현행범)를 하고 있던 수 백명의 전경과 백골단이 덮쳤다. 아무런 물리력도 행사하지 않고 있는 맨몸의 노조원들에게 그들은 곤봉으로 온 몸을 때리고, 방패로 머리를 찍어 대고, 골목으로 몰아놓고 집단으로 린치를 가하여 도로는 삽시간에 선혈이 낭자하였다. 곳곳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의식을 잃고, 머리에서 피가 흐르고, 눈알이 빠져 나오고, 허리가 골절되는 등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을 만큼 끔직한 폭력이 자행된 것이다. 그 와중에서도 경찰은 의식을 잃은 노조원들을 아무런 응급조치도 하지 않고 추가부상의 위험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개 끌듯이 질질 끌고 갔다.
살인 미수에 가까운 폭력으로 45명의 조합원이 반신마비, 언어장애, 허파파열, 갈비뼈 골절 등 심한 부상을 입었고 이중 20여명은 강제연행까지 당했으며, 법 집행을 조력하던 박훈 변호사마저 골반뼈에 부상을 입어 입원 중이다.
도대체 이런 살인적이고 불법적인 폭력이 어찌 노벨 평화상을 받은 대통령이 있는 나라에서, 그것도 정의로운 법 집행을 담당해야 할 경찰에 의해서 백주 대낮에 공공연히 벌어질 수 있단 말인가. 우리는 오늘의 이 폭력사태가 그동안 노동자와 농민들에게 가해졌던 유·무형의 폭력의 연장선상에 있음을 잘 알고 있다. 김대중 정부에 있어서 노동자들은 국제 투기자본의 국내 침투에 불필요한 존재들이며, 이들의 요구는 묵살되어 마땅하며, '해외 경제 신인도의 제고'를 위해서는 불법적인 폭력을 행사해서라도 제압하여야 한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천명한 것에 불과한 것이다.
우리는 이번 4월 10일 대우 자동차 조합원들에 대한 살인적인 폭력이 민주사회의 근본적인 존재기반을 흔드는 중대하고, 심각한 위협이라고 판단한다. 또한 최근 들어 경찰에 의해 자행되는 있는 폭력의 수준이 도를 넘어 폭력배와 진배없는 소행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판단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이에 다음과 같은 요구사항을 밝힌다.
이에 대한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는다면 김대중 정부의 엄청난 국민적 저항에 부딪칠 것임을 경고한다.
또한 이런 시급한 사회정세 속에서도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는 영화인들과 문화예술인들은 사회현실의 문제에 둔감함을 반성하고, "대우자동차 정리해고 투쟁"과 관련한 현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현상황이 "비상시국"임을 인식하고, 사태의 심각성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역할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할 것이다.
1. 이무영 경찰청장, 민승기 인천경찰청장, 김종원 부평경찰서장, 그리고 1002, 2807 기동대장 및 이건 범행에 가담한 사람을 즉각 구속하라!
2. 경찰과 대우자동차 측은 법원의 가처분 결정을 존중해서 노조원들의 노조 사무실 출입의 방해를 즉각 중단하라!
3. 구속, 수배, 연행노동자 등을 전원 석방하라!
4. 부상자 치료 및 손해를 배상하라!
5. 1,750명에 대한 정리해고 철회하라!
6. 대우자동차 해외매각과 부평공장 폐쇄책동을 즉각 중단하라!
2001년 4월 12일
새로운 영화의 지평을 여는
사단법인 한국독립영화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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