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위안, 그 이상의 환희를 위하여(월간 코리아) |
원문 주소 http://www.ncorea.co.kr/sub/aff2detail.asp?dno=7&rnum=826
<엄마...>
- 위안, 그 이상의 환희를 위하여
독립영화가 개봉관에 올라간다는 것
누구나 영화를 현대예술의 최고봉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예술형태의 최고봉이라는 지위에 맞는 영화를 만나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 더군다나 이남사회에서 자본으로부터 자유로운 영화를 만나는 것 또한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런 때에 독립영화, 그것도 기록영화가 투영된 커다란 스크린을 마주한다는 것은 적지 않은 기쁨을 준다. 독립영화전용관 하나 없는 척박한 이남영화현실에서 독립영화제작은 그야말로 자본과 권력과의 싸움이다. 다행히도 <엄마…>가 서울여성영화제 옥랑상(다큐 사전제작 지원작)을 수상함으로써 이 싸움에서 작은 승리를 이룰 수 있었다. 그러나 영화가 제작되기 이전에 전제되어야 할 것이 있었다. 바로 한 아이의 엄마인 감독이 ‘만들 수 있는’ 작업이어야 했다. 그래서 감독은 자신이 고백한 바대로 아이를 업고 가능한 작업으로 ‘엄마’를 카메라에 담게 되었다고 한다.(물론 이것이 이유의 전부는 아니다.) 이렇듯 <엄마…>는 자본과 권력이 만드는 질곡을 넘어, 여성으로서의 사회적 제한성을 극복하며 만들어진 영화이다. 악전고투 속에서 만들어졌을 것이 분명한 이 영화에서 감독의 시선으로 본 엄마와 딸들의 이야기를 들여다보자.
‘엄마’의 선택
류미례감독의 <엄마…>는 카메라를 든 감독 자신의 가족에 대해 담담히 비추어낸다. 제목만큼이나 잔잔한 영화는 먼저 등장인물이자 화자인 감독이 이 영화를 찍게 된 이유에 대한 고백으로 시작된다. 아이를 업고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던 대상이 ‘엄마’였다는 감독의 고백은 아이의 엄마가 되면서 갖게 된 감독의 새로운 시선을 의미하기도 한다. 예전엔 알 수 없었던 ‘엄마’의 삶을 향해 한 발 내딛게 된 여성이 갖게 된 새로운 시선에 관한 이야기는 엄마에게 애인이 생기면서 시작된다. 가족으로 이루어진 인물관계에서 엄마에게 애인이 생기는 사건은 ‘엄마’와 독립적 인격체로서의 ‘여성’사이의 간극을 극명하게 보여주면서 이 사회의 엄마들이 ‘아줌마’라는 제3의 성이 아니라, 엄연한 사회적 인간임을 기록해낸다.
노래 소리만 들리면 호미를 놓고 달려갔다던 끼가 차고 넘쳤던 엄마. 그러나 그런 엄마는 아버지의 매질에 시달리며 숨어 다녀야 했고, 그런 아버지는 6남매와 노름빚을 남긴채 죽었다. 장한 어머니상을 두 번이나 받으며 난관을 헤쳐 왔던 엄마지만, 그런 엄마에게 가족은 각각 서운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 막내의 결혼을 마지막으로 독립을 선언하면서 엄마는 새로운 생활을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에게 애인이 생기면서 가족들은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얼굴의 엄마를 마주하게 된다. 자식들에게 다정함도 살가움도 웃음도 없었던 엄마가 애인 앞에서 보이는 환한 웃음에 자식들은 거리감을 느끼고, 자신의 감정에 충실한 엄마를 비난하기도 한다.
엄마의 새로운 변화에 대한 가족의 반응은 이남사회에서의 ‘엄마’와 독립적 인격체로서의 ‘여성’사이의 간극 그 자체다. 이러한 간극은 아이를 업고 작업을 진행하는 류미례감독이 발견하는 것들이다. 감독이 자기감정에 충실한 엄마를 카메라에 담으면서 자신과 다르지 않은 여성으로서의 엄마를 발견하는 모습이 그것이다. 결국 감독이 깨닫게 되는 엄마와의 공통분모는 사회가 제한하고 있는 여성으로서의 삶의 대물림을 의미한다. 그러한 공통분모를 깨달아 가는 과정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인물이 있다. 바로 영화의 등장 수로만 보면 주연이 틀림없는 어린 하은이(감독의 어린 딸)가 그 주인공이다. 엄마를 담아내려는 화면에 틈틈이 잡히는 하은이는 대물림된 삶에 관해 또 다른 차원의 고민을 감독에게 던져주는 인물이다. 더불어 엄마의 딸이자, 딸의 엄마인 감독의 위치를 조용히 인식시켜 주는 존재이다. 감독은 어린 하은이를 바라보면서 엄마를 이해함으로써 딸에게 당당해질 수 있기를 소망한다. 그렇게 엄마를 이해하기로 한 감독은 엄마의 새로운 사랑이야기에 주목한다.
색다른 사랑, 색다른 시선
어버이날 한자리에 모인 가족에게 엄마의 끼가 화제에 올랐다. 장구소리가 들리면 가슴이 뛰었다는 엄마의 말이 가족들의 웃음을 자아낸다. 그리고 그 끼 때문에 엄마 자신도 얼마나 힘들었겠냐는 큰오빠의 말이 이어진다. 웃음이 멈추지 않는 화면은 엄마를 원망하게 했던 마음이 한결 편안해진 가족들의 모습을 담아낸다. 그러나 감독의 편안한 심정은 그리 오래가지 못한다. 엄마를 새롭게 이해하려는 가족들의 모습과는 또 다른 가족의 모습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하은이와는 친근한 아저씨(엄마의 애인)의 모습과 달리 엄마는 아저씨의 가족에게 낯선 존재가 된다. 이모네 식당을 찾은 아저씨네 가족에게 잡채를 한가득 담아 전하는 엄마와 그런 엄마를 소개하지 않고 사이다와 콜라를 주문하는 아저씨의 모습은 엄마의 새로운 사랑 또한 과거와 다르지 않은 벽 앞에 놓여져 있음을 잡아낸다. 또한 엄마와 아저씨 가족의 대비되는 모습은 남성의 권위가 지배적인 가부장적 사회를 상기시키며 엄마에게 생긴 새로운 변화 역시 가부장적 사회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함을 재삼 확인시켜준다. 이러한 상황은 엄마의 사랑이야기에 주목하려 했던 감독을 불편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 불안함은 예정된 러시아 여행에 있어서 예상치 못한 문제로 외화된다.
러시아에서 엄마와 단둘이 살았으면 좋겠다는 아저씨의 바람으로 가기로 했던, 그리고 엄마의 사랑에 색다른 의미가 있었던 러시아 여행에 아저씨가 함께 가지 못하게 된 것이다. 문제는 또 있었다. 감독이 둘째를 임신한 것이다. 임신한 것 같다는 감독의 말에 엄마는 반사적으로 되묻는다. “왜?”, “그러면 낳아야 돼?”, “... 생겼으면 낳아야제?” 임신사실에 대한 모녀간의 대화가 인상적이다. 텔레비전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임신사실에 대한 과장된 반응들이 여기엔 없다. 대신 이 땅에서 엄마로,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어려움을 공감하는 모녀의 짧은 대화가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이 짧은 대화는 여성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조차 방관하고 침묵하는 이남사회의 일면을 드러낸다. 엄마의 사랑도, 감독의 작업도 여성의 사회적 지위를 인식하지 못하는 이남사회현실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러시아 여행을 앞두고 생겨난 예상치 못한 일들로 인해 엄마의 사랑을 담아내려는 감독의 의도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감독 자신이 말한바 대로, 엄마와 아저씨의 사랑을 꽃피워낼 공간이었던 러시아가 전혀 다른 공간으로 변화하게 된 것이다. 이처럼 상황의 유동적인 변동은 기록영화의 또 다른 특징이기도 하다. 감독이 의도했던 주제와 달라지는 경우도 흔한 일이다.
엄마라는 운명
러시아에는 엄마가 가장 의지하는 세째언니가 있다. 상급학교에 진급할 때마다 학교만 보내달라며 집안을 울음바다로 만들었다던 언니는 가족 중에서 혼자의 힘으로 자신의 미래를 가꿔 나갔던 유일한 사람이다. 그러나 그런 언니는 감독에게 피하고 싶은 미래이다. 감독이 대학에 대한 부푼 희망을 안고 입학했을 때, 언니는 휴학을 해야 했다. 혼자 힘으로 학업을 마치려는 언니에게 세상은 7년이라는 시간을 요구했고, 대학 졸업 후에도 혼자의 힘으로 러시아 고리끼문학대학에서 유학생활을 한다. 러시아 최초 외국인 졸업생이 된 이 당찬 여성은 러시아사회 언론의 주목을 받을 정도로 그 미래가 전도유망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렇게 어렵게 자신의 길을 개척했던 언니마저도 결혼을 하고 엄마가 되면서 박사학위를 앞두고 10년 공부를 접게 된다. 사회적으로 불리한 여성의 위치에서 어려움에 굴하지 않고 미래를 개척했던 한 여성이 결혼과 출산으로 인해 자신의 꿈을 접은 것이다. 여성의 문제는 개인의 노력과 의지로써 극복되지 않는 것일까. 감독에게 엄마가 여성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인물을 보여준다면, 언니는 한 여성이 엄마로 살아가게 되면서 감내해야 하는 것에 대한 감독의 불편한 심기를 상기시켜주는 인물이다. 그리고 엄마에게 제일 의지가 되는 언니는 자신에게 속을 내비치지 않는 엄마를 이해하기 위한 과정에서 반드시 거쳐 가야 하는 인물이다. 이렇듯 영화는 점층적인 새로운 인물의 등장으로 여성의 삶에 대해 더욱 구체적인 접근을 하게 된다. 그리고 한 공간에 모인 세 모녀의 대화는 공통된 상처에 대한 고백에 이르게 된다.
대화와 소통, 그리고 발견
20여년 전 세상을 떠난 아버지가 남긴 상처는 세 모녀에게 각기 다른 모습으로 나타났다. 아버지의 심한 매질로 집밖으로 숨어 다녀야 했던 엄마는 아버지 제사에 함께하지 않을 만큼 그 상처가 크다. 엄마는 아들형제를 바라는 아버지로 인해 12년 동안 8남매를 낳아야 했다. 그러면서도 엄마는 딸을 낳았다는 이유로 미역국도 먹지 못했다. 그 딸들 중 둘을 잃었다. 또 그 자식들은 엄마를 때리는 아버지의 죽음을 행복하게 생각했던 어린 시절의 상처를 안고 산다. 그리고 사랑받아 보지 못해 자식들에게 사랑을 줄 줄도 표현할 줄도 몰랐다는 엄마의 고백은 모성애를 받아보지 못했던 자식들의 또 다른 상처를 들추어낸다. 여기에 엄마와 다르지 않은 언니의 사연이 펼쳐지면서 인물구도와 인생선들은 정점에 이루게 된다. 영화는 그렇게 엄마의 이야기를 그대로 담아내고, 다시 딸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면서 여성으로서의 질곡어린 삶을 이야기 한다. 그리고 딸들은 여성으로서의 엄마를 발견하며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된다.
작게는 이 영화가 가족의 대화와 소통, 그리고 발견의 장이지만, 이것이 사회적으로 공유되고 나누어 질 때 여성, 그리고 엄마들과의 대화와 소통에 대한 새로운 발견을 가능하게 하는 법이다. 그러나 <엄마...>는 일상에서 시작함으로써 감독의 주장에 관해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강한 근거를 제시하지만 카메라의 시선이 시종일관 가족이라는 개별적 단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애초 엄마의 사랑이야기를 담으려고 했던 영화가 이 세상 엄마들의 이야기로, 그리고 여성들의 이야기로 확장되어 해석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이남사회 여성의 문제가 한 개인의 문제일 수 없으며, 그것을 극복하는 방법 또한 개인의 영역에서 해결될 수 없다는 본질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러한 확장은 기록영화의 특성인 현장성으로 인해 가능했다. 기록영화가 가지고 있는 미덕이 감독이 의도한 것을 넘어 보다 진실된 가치를 발견하게 한 것이다.
엄마와 여성, 다른 이름의 같은 존재
영화는 감독이 엄마를 이해하는 방식으로 여성이자 엄마인 자신의 위치를 찾아가려는 성찰의 결과물이다. 엄마를 이해하기 위해서 거쳐가야 했던 존재인 언니는 감독에게 피하고 싶은 미래이자, 감독이 지닌 두려움의 실체이기도 하다. 영화는 러시아라는 공간에 딸의 미래인 엄마와 엄마의 과거인 딸들을 맺어주며, 여기서 한 사람의 독립적 인격체로서의 ‘여성’과 ‘엄마’로서의 위치에 대한 감독의 성찰은 정점에 이르게 된다. 그러나 엄마를 이해하는 방식으로 전개되는 감독의 진지한 성찰은 ‘여성’과 ‘엄마’라는 존재를 따로 놓고 본다고 해서 결론을 얻을 수 있을까. 여성의 권리를 찾아가는 사람에게서 ‘착한 엄마이길 거부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러나 착한 엄마이길 거부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오히려 이남사회에서 착한 엄마로 살아갈 수 있도록 요구해야 하는 것 아닌가. 착한 엄마이길 거부하는 것과 착한 엄마일수 있는 권리를 요구하는 것은 다르다. 전자가 엄마와 여성이라는 존재를 대립물(모순)로 인식하는 오류를 범한다면, 후자는 사회적 조건에 따라 대립물의 관계(모순관계)가 변한다는 진리가 반영된 요구인 것이다. <엄마...> 역시 이남사회에서의 엄마와 여성의 삶이 모순되는 생활을 담아내는 것에는 성공하지만, 이러한 모순관계를 사회적 조건을 변화시켜야 해결된다는 진리에 대해 소극적이다. 따라서 이 땅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에 대한 성실한 성찰물인 <엄마...>는 어쩔 수 없는 한계를 지니게 된다.
이러한 한계는 곧 우리 사회의 한계이기도 하다. 기록영화의 특성상 사회현장을 기록하는 영화는 고도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한 그 한계도 고스란히 기록하게 된다. 그렇다면 이남사회의 기록영화는 그 성과마저도 사회의 한계를 고스란히 답습할 수밖에 없는가? 아니다. 시대적 한계가 투영되는 조건일수록 영화는 사회적, 정치적 인식 속에서 고도의 목적의식성에서 제기되어야 하는 것이다. <엄마...>가 가지는 설득력은 이남사회의 전형인 여성의 삶을 포착하면서 긍정성을 주지만, 이러한 긍정성이 수긍되는 만큼 영화가 제시하는 사회적 대안은 훨씬 역동적이어야 한다. 왜냐하면 이남사회의 엄마와 여성은 지금 이 순간도 간절하게 해방을 꿈꾸기 때문이다. 착한 엄마이길 거부하는 마음의 본질은 곧 착한 엄마로서 살아갈 수 있길 요구하는 길에 있다. 영화가 그러했던 것처럼 생활의 논리를 그대로 따라 가다보면 바로 그 길을 만나게 된다. 기록영화의 미덕으로 애초 엄마의 사랑이야기를 담으려 했던 영화가 이남사회 여성들의 이야기로 흘러가게 된 합법칙성에 대해 주목하고 더욱 적극성을 발휘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위안, 그 이상의 환희
<엄마…>는 <봄이 오면>이라는 독립영화와 함께 묶여져서 관객들을 만나게 되었다. 물론 그 규모는 일반적인 상업영화와 비교될 수 없다. 상업영화가 두고두고 상영되는 경우가 드물 듯, 이 영화들은 이렇게 상영되는 것이 드물 뿐이다. 예술은 더 많은 대중들에게 선사되고 싶어한다. ‘표현’은 소통이며 대화이다. 그래서 창작가들은 당연히 자신의 작품을 많은 대중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열정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최근 들어 일부 어려움에도 독립영화가 확대되는 흐름은 주목되어야 한다. 거기에 응원과 지지를 보내는 것은 다름 아니라 많이 보는 것이다. 그리고 더 좋은 작품을 만드는 것이다. 개봉관에서 독립영화를 만난다는 것은 언제나 즐겁다. 단 며칠이지만, 물량공세와 상업전략을 퍼붓는 상업영화들에 비한다면 아직 그 부분이 미약하지만, 이렇게 자기 자리를 만들어가는 영화들의 공간들을 보면 즐겁지 않을 수 없다. 세상은 <엄마…>가 자리하는 영화관의 공간만큼 이 영화가 세상에 던지는 이야기를 받아들일 것이다. 그렇다면 영화도 세상을 향해 빛나는 내용과 형식을 갖추어 전진해야 한다. 상업영화에 지배당하는 극장가에 견준다면 이것을 전진이라 말하는데 주저할 이유가 없지만, 더 큰 전진을 향하는 작가에게 이것은 욕심이 아니라 열정이다. 이러한 열정만이 영화와 영화산업의 진보를 이루어 낼 수 있을 것이다.
감독의 언니가 전하는 ‘내가 처음도 아니고 끝도 아니다.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라는 러시아 속담은 감독이 영화를 만들면서 자신의 위치에 대해 사색했던 성찰의 결론이다. 엄마에게서 언니와 자신으로, 그리고 어린 딸들에게 이어진 감독의 진지한 성찰의 진정성을 영화가 기록했고 관객이 보았다. 그러나 그 성실한 성찰의 결론이 이남사회의 여성에게 전하는 착한 위로에 그친다는 것에 아쉬움을 감출 수 없다. 진정 생활의 변화와 전진의 씨앗을 움터내는 빗줄기는 어디에 있는가. 영화를 만들어 가는 오랜 창작의 과정에서 영화가 시대의 정신에 맞추어 진화하듯 감독도 성장해야 한다. 그리고 관객은 그러한 성장을 보고 감격하게 되는 법이다. 감독이 엄마의 새로운 인생을 응원하고, 언니의 빈손을 잡아주고 싶었던 것처럼 한 사람의 관객으로서 더욱 좋은 영화를 만나고 싶은 마음으로 류미례감독에게 응원을 보내고 싶다. 개별의 인생에서 사회일반의 진리를 인식하게 되듯, 가족의 일상을 통해 새로운 발견을 형상해낸 감독이기에 그의 시선이 멈추지 않고 더욱 본질적인 곳으로 향하길 바란다. 이러한 바람은 좋은 영화를 만나고 싶은 관객들에게 공통된 바람일 것이다.
감독_류미례 / 제작_푸른영상 / 촬영_류미례, 유찬호 / 도움촬영_고안원석, 공은주, 나루, 문정현, 박일헌, 이미영, 이상엽 / 음악_최보영 /
음향_표용수 / 컴퓨터그래픽_허성호 / 효과_박일헌 / 자막_공은주
출연
엄마_박사심 / 딸_유하은 / 세째언니_류미정
상영시간_50분 / 제작년도_2004 / 개봉일_2005.3.4 / 국가_이남
김은실 elifer@nc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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